"한 독자는 최근 A여행사가 자신의 신용카드를 제멋대로 유용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올해 5월경에 항공권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3개월 가량 지난 뒤에 엉뚱한 이름으로 자신이 결제한 금액보다 많은 액수가 여러 차례 결제된 사실을 알게 됐다. A여행사는 뭐가 대수냐는 듯 결제한도가 초과해 어쩔 수 없이 다른 고객이 현금으로 지불한 금액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한 것처럼 처리했다고 대답하더란다.

아직도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는 여행사들의 전형적인 ‘대체 결제’ 수법이다. 이런 경우를 포함해 신용카드 오남용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BSP 대리점 업체의 경우 서브 대리점(Sub-Agent)의 의뢰로 항공권을 발권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오남용에 휘말리기도 한다. 무려 70% 안팎에 이르는 항공권 신용카드 결제비율은 아무래도 비정상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여행업계에 이른바 ‘카드 깡’ 조직이 다수 진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5월경 대한항공이 제3자 카드 이용 등 규정위반 업체 37개사를 적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도 20개사를 적발해 IATA에 통보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태로 남아있다. 2회 위반만으로도 BSP대리점 해지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벌칙조항이 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가 거듭될수록 소비자, 여행사, 항공사 모두 그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재 IATA 코리아, 여행사, 항공사가 참여해 추진하고 있는 ‘전자인증시스템’ 도입에 거는 기대가 높은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오는 20일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도입방안을 결정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끊임없는 사고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을 감안하면 초기 개발비용은 차라리 투자에 가깝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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