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용 감독의 인터뷰 스케줄이 잡히고 인터뷰 당일까지도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유명한 영화를 제작한 걸출한 감독인데,
아마 그는 편하게 대하기 어려운 상대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첫 대면에서 그를 마주한 느낌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을 만난 듯 친근하고 편안했다.


해외여행의 기회는 많지 않은 곽감독이지만 가족과 함께 다녀 본 여행지들 중에서도 홍콩만한 곳이 드물었다고 말할 만큼 홍콩은 곽감독에게 항상 새롭고 유익한 ‘유토피아’ 같은 곳이다. 홍콩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곽재용 감독이 최근 그토록 그리던 ‘꿈’을 이뤘다. 다름 아니라 태국, 인도, 한국 3개국 대표 감독들이 만드는 홍콩 홍보 동영상 작업에 한국 대표로 참여해 단편 영상물을 제작하게 된 것. 설레는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 홍콩의 참모습을 담아 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단다. 그리고 란타우 섬을 배경 삼아 홍콩의 과거와 미래를 고스란히 필름에 담아 냈다.

홍콩의 새로운 관광거리 ‘옹핑 360’을 촬영하면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아쉬웠다는 그이지만 짧은 영상물 안에 그가 원하는 스토리는 모두 멋지게 담겨 있다. 옹핑 360에서 미래의 연인을 만난다는 내용으로 인연을 강조한 시간여행을 담아 냈다.

홍콩의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그냥 “아! 예쁘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주와 교신하고 있다”는 말로 도시의 특성을 표현한다. 그는 “홍콩은 화려하고 스스로를 드러내 보여 주고 싶어하는 도시입니다. 외계인이 있다면 아마도 제일 먼저 발견하게 될 도시일 겁니다”라고 말한다.

-홍콩에서는 소망이 이루어진다

이번 영상물에서는 곽재용 감독 스스로가 주인공이다. 란타우 섬을 돌아다니며 홍콩의 매력을 직접 전달해 준다. 특히 홍콩에 대한 오랜 동경은 영상물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 이소룡의 사인을 흉내내, 감독 자신의 사인을 하는 것으로 영상을 마무리한 것. “어렸을 때부터 홍콩 영화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홍콩은 제게 영화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곳입니다.”

곽재용 감독의 홍콩 예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린 시절 홍콩 영화에 대한 호감에서 시작된 홍콩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어느덧 홍콩 하면, 어린 시절에 잃어버린 것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곳, 소원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곳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곽재용 감독이 그간 홍콩을 방문한 것은 5번. 제법 많이 찾은 편이다. 하지만 몇 번을 와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 홍보 영상 촬영을 위해 다시 만난 홍콩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접하고 다시금 감동을 받았다. 언젠가는 홍콩을 무대 삼아 꼭 멜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곽 감독.

“홍콩을 처음 방문했을 때 어떤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어요. 그때는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었죠. 그때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기다려라, 내가 꼭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주마’라고. 결국 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또 시상하기 위해 영화제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곽재용 감독에게 홍콩은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지는 행운의 장소이다.



-겪어 봐야 진정한 매력을 안다

다섯 번째 방문이지만 이번 방문은 특히 길었다. 열흘 동안 홍콩에 머물렀지만 막상 촬영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작품당 하루여서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된 일정이어서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시간이었다고.

그는 영화와 여행의 공통점으로 ‘시행착오’와 ‘경험’을 꼽았다. 어떤 영화든, 또 어떤 여행이든 경험을 통해 많이 알게 되고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매력들을 얻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세계 어느 곳을 가봐도 홍콩만한 곳은 없더라고 말하는 그는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저를 평가할 때 ‘곽재용 감독은 같이 일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홍콩이라는 도시 역시 일단 한번 가봐야 진정한 멋과 매력을 알 수 있는 곳입니다”라고.

사진=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naphoter@hanmail.net
글="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