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관광청 홍보대사로 선정된 탤런트 유진이 오래간만에 바쁜 스케쥴을 벗고 달콤한 휴식길에 나섰다.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와 외곽 지역, 보라카이, 세부, 보홀 등 휴양섬들까지 두루 섭렵하고 돌아왔다는 그녀. 유진이 준비한 필리핀 이야기,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마닐라’ 편을 소개한다.



■ City Sights - 유진’s 마닐라 도시 탐험

Inside Intramuros

마닐라가 첫걸음이라면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이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이다. 스페인 식민 시대에 세워진 ‘성벽 도시’ 인트라무로스는 마닐라를 대표하는 관광 유적지이다. ‘인트라무로스’라는 말은 ‘벽의 안쪽’이라는 뜻.

400년 전 스페인 군인들이 필리핀인들을 동원해 건설했다는 인트라무로스는 전체 길이 3km, 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한 성벽 도시이다. 이 성벽 도시 안에 거주할 수 있었던 이들은 스페인 귀족들과 군인, 특권 계층들뿐이었다고 한다. 견고하게 높이 쌓아 올린 성벽을 보니 300여 년간 스페인 지배 하에 있어야 했던 필리핀의 아픈 역사가 느껴지는 듯해 마음 한 켠이 아련해져 온다.

전쟁과 재해들을 거치며 많은 부분들이 파괴되긴 했지만 성벽 안 도시는 아직까지도 그 화려했던 시절들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오래된 고도(古都)다운 차분하고도 고풍스러운 기운들과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스페인식 건축물들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중세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트라무로스 안은 넓고 볼거리들도 많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인트라무로스는 마닐라 중심 도로인 로하스 거리(Roxas Boulevard)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 곳에 위치해 있다. 인트라무로스 안에는 산티아고 요새를 비롯해 마닐라 대성당, 성 어거스틴 교회, 까사 마닐라 박물관 등 여행자들이 가볼 만한 관광지들이 많이 있다. 산티아고 요새 근처 방문자 센터에서 지도나 관광 안내를 받을 수 있다. www.intramuros.vweb.ph

★ 산티아고 요새 - Fort Santiago

인트라무로스에서 가장 오래된 요새로 북서쪽 관문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 군대의 사령부이자 필리핀 영웅인 호세 리잘이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되었던 곳이다. 일본군 점령 시기에는 이곳 지하 감옥에서 수많은 필리핀인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현재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되었던 많은 부분들을 복구한 후 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다. 요새 안에는 호세 리잘이 수감되었던 곳과 그의 흔적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도 자리해 있다. 화려한 문양들이 조각되어 있는 거대한 성벽과 아치형 석조 입구가 특히 인상적이다.

★ 마닐라 대성당 - Manila Cathedral

마닐라 대주교의 관구로 필리핀 가톨릭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필리핀 전체 인구의 80%가 가톨릭교임을 감안할 때 마닐라 대성당의 위치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1581년 세워진 마닐라 대성당은 400여 년 세월 동안 몇 번의 화재와 전쟁, 자연재해로 인해 몇 차례나 큰 보수 공사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을 잃지 않고 있다. 성당 내부에 꾸며진 스테인드 글라스 모자이크가 볼 만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알려진 4,500개의 파이프로 만든 오르간이 유명하다.

★ 성 어거스틴 교회 - San Agustin Church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바로크 양식의 석조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현재의 교회는 군인이자 건축가인 후안 마시아스(Juan Macias)가 1587년부터 짓기 시작해 1606년 완성되었다. 섬세하게 조각된 문양들과 중세 시대 만들어진 샹들리에와 파이프 오르간이 큰 볼거리이다. 오늘날 성 어거스틴 교회는 최고의 결혼식 장소로 꼽히고 있다. 운이 좋다면 결혼식 모습을 실제로도 볼 수 있다. 교회 바로 옆에는 종교 관련 전시물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박물관 개관시간 오전 8시~낮 12시, 오후 1시~오후 6시

★ 플라자 산 루이스 - Plaza San Luis

성 어거스틴 교회 건너편에 위치한 플라자 산 루이스는 인트라무로스 안에 있는 복합 문화 상업 단지이다. 까사 마닐라 박물관(Casa Manila Museum)을 비롯해 야외 카페, 독특한 기념품점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까사 마닐라 박물관은 꼭 가봐야 할 추천 코스이다.

19~20세기 초 필리핀 귀족들이 사용했던 고가구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바닥에 깔린 카펫이 관람로 역할을 하며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다.

-까사 마닐라 박물관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Manila Sightseeing

★ 필리핀 문화센터 복합단지 - CCP Complex

각종 문화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문화예술 복합단지이다. 마닐라 만에 인접해 있으며 로하스 거리를 지나다 보면 현대적인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복합단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연극, 콘서트, 뮤지컬들이 공연되는 필리핀 문화센터와 국제회의장, 예술극장들이 들어서 있으며 어메이징 필리핀 쇼 공연장과 코코넛 나무를 주제로 한 코코넛 궁전(Coconut Palace)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 리잘 공원 - Rizal Park

인트라무로스와 인접해 있는 리잘 공원은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넓은 잔디밭과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분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공원 전경은 시민들과 여행자 모두에게 좋은 쉼터가 되어 준다. 공원 이름은 필리핀 독립 운동가이자 국민 영웅인 호세 리잘의 이름을 딴 것. 호세 리잘이 스페인 군에 의해 처형된 장소에 리잘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공원 안 연못을 따라 역대 필리핀의 역사적인 인물들의 흉상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공원 내에 있는 중국 정원과 일본 정원, 난 정원도 색다른 볼거리이다.

★ 아얄라 박물관 - Ayala Museum

필리핀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아얄라 박물관을 추천한다. 몇 만년 전의 필리핀 모습이 입체 전시물로 재현돼 있다. 박물관은 마카티 지역 커머셜 센터 안 랜드마크 백화점과 글로리에타 백화점 건너편에 각각 2곳이 위치해 있다. 랜드마크 백화점 부근에 있는 아얄라 박물관에서는 그림이나 조각품들 현대적인 전시회들이 열린다.

-www.ayalamuseum.org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말라카냥 궁 - Malacana~ng Palace

필리핀에서 가장 유서 깊은 건축물로 현재 필리핀 대통령 집무실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1800년대 초에는 스페인 통치자의 하계 거주지였다가 1863년 이래 필리핀 최고위층이 사용하는 공관으로 쓰이고 있다. 필리핀 역사상 많은 사건들이 일어난 공간이기도 하다. 현재 궁의 일부가 필리핀 대통령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관광객들을 위한 말라카냥 궁 투어는 역대 대통령들의 흔적을 훑어가는 코스로 진행된다.

■ Dining Manila - 유진’s 추천 레스토랑



마닐라에서 맞는 첫 저녁 식사.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시티가이드 책자에 나와 있는 Dining 코너를 펼쳐 보니 프랑스, 독일, 인디안, 이탈리안, 중국, 일본 등 세계의 레스토랑이 다 모여 있는 듯하다. 마닐라에 도착한 기념으로 근사한 프랑스식 저녁 식사를 해볼까. 직접 고른 재료들을 요리해 주는 시푸드 요리도 입맛을 돋운다.

★ 독일인 셰프가 만드는 프랑스 요리 전문 - 르 수플레 Le Souffle

15년째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 재밌게도 독일인 셰프가 요리를 만들고 있다. 마닐라에 같은 이름을 단 체인 레스토랑이 3군데 있다. 이름은 같지만 서로 다른 인테리어와 컨셉으로 꾸며져 있는 게 특징이다.

포트 엔터테인먼트 센터(Fort Entertainment Center) 부근에 위치해 있는 르 수플레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바닥은 물론 벽면 모두가 나무로 마감되어 있으며 테이블마다 은은한 촛불이 켜져 있어 한층 아늑한 분위기이다. 특이하게도 매달 주제에 따라 필리핀 예술가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벽면에 전시해 놓는다. 달마다 주제가 바뀌기 때문에 매달 새로운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요리들도 무척 훌륭하다. 프랑스 요리를 비롯해 다채로운 코스 메뉴들이 마련돼 있다. 스테이크 요리들도 연하고 부드러워 안심하고 주문해도 된다. 함께 곁들여지는 전채 요리나 소스들도 입맛에 잘 맞는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2~3만원 정도면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포트 엔터테인먼트 센터 부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며 달러 사용도 가능하다. 632-887-5106

★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시푸드 - 부마 레스토랑 Buma Restaurant

바닷가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는 신선한 재료들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재료들을 골라서 가지고 오면 즉석에서 요리해 준다. 크랩과 새우, 조개, 생선들을 비롯해 푸릇푸릇한 야채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새콤달콤한 소스로 버무린 게 요리도 맛깔스럽고 연하게 삶아 낸 새우는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비싼 바닷가재를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놓고 실컷 맛볼 수 있다. 한국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마음껏 먹어도 부담이 없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재료를 골라 오면 무게대로 가격을 매긴다. 재료마다 가격이 모두 다르다. 632-896-1939

마카티 그린벨트 공원 지역에는 세련된 레스토랑들과 카페들이 밀집해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부바검프(Bubba Gump)’를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컨셉으로 만들어진 부바검프에서는 수준 높은 해산물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마카티 그린벨트 3구역 2층, 632-757-5154 www.bubbagump.com). 현대적인 필리핀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 ‘오이스터바(Oyster Bar)’도 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명소이다. 맛도 맛이지만 그릇에 예쁘게 담겨져 나오는 음식들이 가히 예술적이다. (그린벨트 3구역 1층, 632-757-4020).

‘하바나 카페(Havana Cafe)’도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야외 노천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한낮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피자와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점심을 들며 차 한잔 하기 좋다. 카페 내부에 걸려 있는 쿠바 영웅인 체 게바라 사진이 눈길을 끈다. (그린벨트 3구역 1층, 632-757-4370). 호주, 미국, 싱가포르 등에 체인을 두고 있는 ‘맥스 브레너(Max Brenner)’는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각종 다양한 초콜릿 음료들과 초콜릿 퐁듀를 맛볼 수 있다. (그린벨트 3구역 1층, 632-728-8801. www.maxbrenner.com).

거리를 지나다 보면 우리도 익히 아는 커피 체인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커피빈, 시애틀 등 익숙한 간판들을 볼 수 있다. 커피 수출국답게 커피 가격이 무척 싸고 컵 사이즈도 훨씬 크다. 커피빈 카페 모카 가격이 80페소(1,600원) 정도니 거의 2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필리핀 문화센터 단지 내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는 복합상가도 추천할 만하다. 식탁마다 개인 냄비가 설치되어 있는 ‘샤브샤브 레스토랑’과 마닐라 베이에서 아침을 맞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팬케이크 하우스’가 있다. 이 부근에는 필리핀 민속 공연을 보며 디너를 즐길 수 있는 ‘점보 레스토랑’도 위치해 있다.

☆ 유진’s tip



마닐라에 온다면 그린 망고 쥬스를 꼭 한번 맛보시길. 망고 쥬스는 많이들 알고 먹지만 그린 망고 쥬스는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다는 말씀. 하지만 대부분 필리핀인들은 그린 망고 쥬스를 더 좋아한다.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듯한 시원함이 진짜 끌리는 맛이다.


사진=Travie photographer 우경선 happy38@empal.com
취재협조=필리핀관광청 www.wowphilippin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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