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있지만, 왕국이 없는 나라. 불과 100여년전만 해도 식인풍습이 존재했으며, 귀족 계급이 일상적으로 흑마술(black magic)을 사용했던 곳. 토라자는 타나 토라자(Tana Toraja), 토라자 랜드(Toraja Land), 그리고 그냥 토라자(Toraja)라는 세 가지 명칭을 갖고 있다. 토라자란 현지어로 ‘사람(To)’과 ‘높은 곳(신성한 땅)에서 온 사람들(from the Highland)’이라는 뜻을 가진 조합어로, 주변 지역보다는 조금 독특한 그들의 풍습과 문화를 짐작할 수 있다.



Theme 1. 장례식·무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닌 연장선상에 있다

토라자의 독특한 부장문화 및 무덤양식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많은 오지여행객들을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체를 부장하지 않고 동굴 외부에 안치하는 이같은 양식은 특이하게도 토라자 전체 인구의 약 70%에 달하는 기독교인들과 애니미즘을 믿는 이들만이 따르고 있으며, 무슬림은 땅에 묻히는 ‘일반적’인 양식을 따른다. 라임스톤, 레무스톤 두 가지 종류의 돌을 주재료로 만들어지는 무덤은 크게 발코니 양식의 무덤(구부란 바뚜)과 시체를 매다는 형식의 무덤(론다 바뚜) 등으로 나뉜다. 구부란 바뚜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줄줄이 늘어선, 노인의 외모를 한 부장인형들. 자세히 보면 인형들은 특정한 손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사악한 것들로부터의 부정적 효과를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시체의 목을 매달아 놓은, 얼핏 보기에는 교수형을 당한 듯한 섬뜩한 모습의 론다 바뚜는 귀족계층을 위한 무덤으로, 이렇게 시체를 매달아 두는 것은 ‘높은 곳’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상징과 부장품을 도난당하지 않기 위한 두 가지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가족 무덤’으로 동굴묘를 쓰는 것도 일반화돼 있으며, 관람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약 1만 루피아의 입장료를 받고 안내도 해준다.



토라자인에게 있어 장례식이란 단순한 의식 그 이상이다. 심지어 ‘태어나서부터 장례식을 준비한다’는 속설까지 있을 정도로 토라자인들의 장례식 사랑(?)은 각별하다. 한 번의 장례식에 최소 20마리에서 많게는 50여마리의 물소가 희생당하는데, 한 마리의 물소 가격은 약 1600만 루피아(한화 170만원)로, 현지 물가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이 소요되며, 준비 기간도 짧게는 보름에서 많게는 수십년까지 소요된다. 토라자인들이 이처럼 장례식에 ‘집착’하는 이유는 죽음과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으며, 죽는다는 것이 또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교두보 과정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능한 화려하게 장례식을 치름으로써 조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보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토라자의 ‘독특한 장례식’의 기본 정신이다.

Theme 2. 집·자연 자연과 동화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다

인조 건축물인 ‘집’을 자연과 같은 카테고리에 묶은 것은 그만큼 토라자의 건축 문화가 자연에 가까운 친환경적인 컨셉트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똥꼬난’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토라자의 가정집은 가장 흔히 자라는 대나무를 재료로 만들어진다. 집을 장식하는 데 쓰이는 색깔은 하양, 노랑, 빨강, 검정 단 4가지뿐이며, 이는 각각 뼈, 영혼, 피, 머리카락을 상징한다.

마치 보트를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모양의 지붕은 토라자인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날 중국인들이 배를 타고 토라자 지역에 상륙한 것이 토라자인들의 기원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기억하기 위해 지붕을 배 모양으로 만들어 왔다는 것이 일반적 정설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신비스런’ 땅으로 인식되고 있는 토라자이니만큼, 외부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자연이 거의 오염되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어디서나 울창한 대나무 숲, 마치 60년대 우리나라 시골을 연상시키는 푸르른 논밭이 사람의 정서를 순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또한 토라자에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여성의 성기와 닮았다는 구눙 노나산(현지어로 ‘구눙’은 산, ‘노나’는 여자를 의미) 역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독특한 관광지다.

Theme 3. 음식 진정한 ‘느림’의 미학을 찾아서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자연을 보유한 토라자이니만큼, 그 땅에서 커서 수확되는 먹거리들 역시 건강할 수밖에 없다. 별달리 ‘생태관광’을 부르짖지 않아도, 토라자에서는 말 그대로 먹거리 하나하나가 유기농으로, 웰빙 문화에 철저히 부합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것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야채볶음을 메인 반찬으로, 우리나라와 그다지 다를 바 없다. 또한 바다와 접해 있는 만큼 새우, 도미, 게 같은 해산물 요리가 신선하고 맛있다. 날씨가 더운 탓에 전반적으로 간은 약간 짭짤하지만, 매콤한 양념이 많이 사용돼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토라자에서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피. 자바, 발리와 함께 인도네시아 3대 커피생산지로 알려진 토라자 커피<사진>는 진하면서도 쓰지 않은 맛이 일품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브랜드다. 커피와 함께하는 디저트류는 코코넛, 사탕수수를 주재료로 해 단맛이 강한 편이다.

+++++플러스 α+++++

-토라자 미실리아나 호텔

토라자 미실리아나 호텔은 토라자의 전통건축양식인 ‘똥꼬난’을 완벽히 재현한 객실건물을 보유, 관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곳곳에 새겨진 물소 양식, 수탉 양식들이 토라자의 문화를 잘 보여줘 진정한 의미의 로컬 호텔의 ‘혼’을 따르고 있다.

-토라자 가는 길

관광지로서 널리 알려진 지역이 아니어서, 한국에서 토라자로 들어가는 길은 아직 ‘험난하다’. 대한항공이 자카르타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어, 자카르타까지 간 후 국내선을 타고 남술라웨시의 ‘관문’ 마카사르로 들어가 마카사르에서 버스를 타고 약 8시간 남짓 보내는 것이 일반적 루트. 마카사르에서 토라자까지는 불과 3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나 도로사정이 열악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단점이다.하지만 가는 중간중간에 맛있는 레스토랑과 구눙 노나산과 같은 관광지가 숨어 있어 지루함을 덜어준다.

취재협조=TIME 2006팀 www.pasarwista.com 대한항공 1588-2001
토라자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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