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한윤경 기자 hahny@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naphoter@hanmail.net
취재협조=JLS 02-734-6656, 히로시마현 www.pref.jirosjima.jp, 에히메현 www.prdf.ehime.jp

-평화와 사랑의 기억으로 남는다



에서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니 일본의 3대 절경이라는 미야지마(宮島)다. 그곳에 물 위의 신사(神社)로 유명한 이쓰쿠시마(嚴島) 수상 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페리 터미널을 나서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건 미야지마 곳곳에 자신들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온 야생 사슴들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들고 있는 종이를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에 큰 돈이라도 들고 있다가 빼앗기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섬 전체에 약 300마리의 사슴들이 살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발톱과 뿔 등을 관리해 주고 있다.

초코 볼로 격상된 사슴들의 배설물을 피해 걸어 들어가는 미야지마는 ‘신들이 사는 땅’이라 하여 그 땅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었다. 하여 사슴들 또한 ‘신의 사도’라 대접을 받았으며 그 옛날에는 신성한 땅에 감히 곡괭이도 댈 수 없었다고. 현재 상하수도를 정비하여 오수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모든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여 미관에도 신경을 쓰면서 그 땅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 신전이 세워진 것은 593년, 최종적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168년경이다. 헤이안 시대의 건축 양식을 따라 만들어진 신전과 복도 등은 그 가치로 인해 국보로 지정되었고, 미야지마의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국보인 신사는 본전을 중심으로 21채가 배치되어 있는데 각각 본전을 에워싸고 있다. 그 길이는 모두 합해 300m에 이른다. 신사 주변에는 일본 전통 양식과 당나라 양식을 혼합해 건축한 높이 27m의 미완성 5층 탑, 센쇼카쿠 등이 있다. 미야지마의 상징이 되고 있는 16m 높이의 주황색 오오도리는 섬을 들어서 신사로 향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신사의 문인 대형 목조 오오도리가 만조 때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 건축적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그와 더불어 신사의 본전 또한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신사의 본전은 ‘필승’ 신을 모시고 있는데 불전으로 주로 5엔을 바친다. 5엔의 일본 발음이 ‘고엔’으로 ‘인연’과 동음이어서 그렇다고.

여신을 모시는 신사라서 그리도 섬세한가, 신사의 회랑을 메우고 있는 판자들도 세심한 계획 아래 그 간격과 틈새를 조절하고 있다. 또한 신사와 오오도리에 칠한 주황색 주칠(朱漆)은 목조 건축물의 쇠락도 막지만 한편으로는 액막이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신사를 지나 자리하고 있는 마치야도리, 타키노코지 옛 거리들은 격조 높은 땅의 품위를 함께 나누기라도 한 듯, 예스럽고 묵직하다.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들어서 있는 기념품점을 힐끗거리며 이 고장의 특산품이라는 나무 주걱을 만지작거려 본다.

만조시 찰랑거리는 바닷물 위에 꿈처럼 떠 있을 신사와 오오도리를 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아쉬움은 필설로 다하기 어렵다. 미야지마 섬을 샅샅이 걸어서 돌아보려면 3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 ☆ 쇼토엔-조선통신사 자료관



히로시마현 쿠레(吳)시 시모카마가리 섬에 자리잡고 있는 쇼토엔(松濤園)의 조선통신사 자료관은 2007년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장소이다.

조선조, 일본과의 교린관계가 성립되자, 조선 국왕은 막부장군에게 통신사라는 이름으로 사절단을 파견하였다. 애초에는 왜구 금지, 포로의 귀환과 일본 국정 탐색이 주 목적이었다가 그 후 막부 장군의 취임 축하 등, 친선 교류가 그 파견 목적이 되었다.

조선 조정에서는 매번 300~500명에 이르는 사절단을 구성하였는데 그 여정은 한양을 출발, 부산에서 시모노세키를 거쳐 여정 중에 있는 각 번(藩)의 향응을 받으며 오사카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육로로 교토까지 가는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대규모의 긴 여정이었다. 일본 조정의 접대 또한 융숭하고 화려해, 재정 압박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통신사 일행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보여 준 문화는 선진적이고 고급스러워 선망과 관심의 대상이었다. 일행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림 및 여러 자료로 기록, 보관되었는데, 쿠레시 시모카마가리 섬의 조선통신사 자료관에는 조선통신사 관련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통신사가 타고 왔던 선박 모형과 복색, 그들이 대접받았던 다양한 음식 상과 현장 스케치를 담은 그림 자료들, 행렬을 재연해 놓은 여러 종류의 인형 모형까지, 당시 풍속도를 한자리에서 훑어볼 수 있다.

이곳 시모카마가리 섬은 조선통신사의 12번 여정 중 11번이나 기착한 기항지로, 기록에 의하면 통신사 일행은 이곳에서 받은 요리와 접대가 최고였다는 말을 남겼다고.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의 ☆ 킨타이교

히로시마현 미야지마에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그곳에는 일본의 3대 명물 다리 중 하나인 일본 대표 목조다리 ‘킨타이교(錦帶橋)’가 있다.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짜 맞추어 지은 다리로 수준 높은 목조 기술을 보여 주는 일본의 대표 문화재이다. 여유롭고 푸근하게 니시키가와(錦川) 강 위에 걸려 있는 다리는 예스럽고 부드럽다. 길이 193.3m, 폭 5m, 높이 6.6m의 5개 아치형 구조. 아래로 흐르는 얌전한 강물이 무섭게 불어나 그 다리를 파괴하곤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풍경이다. 몇 차례의 복원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둥근 아치를 몇 번이나 넘나드는 희한한 나무 다리를 슬금슬금 건너면 조용히 펼쳐지는 옛 마을이 나타난다. 다리가 걸린 강물을 사이에 두고 한쪽으로는 사무라이 마을이, 한쪽으로 상인 마을이 자리했었다고 한다. 사무라이 마을에는 18세기 무사의 주택인 메카다 구택과 깃카와 사료관, 300년 전부터 이와쿠니에서 서식했다는 국가 천연기념물 백사 관람소 등이 있다.

마을 초입에 자리잡고 있는 ‘100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집’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콘 하나를 입에 물고 천천히 마을 길을 걸어 보자. 입도 행복하고 마음도 여유로운 오랜만의 산책길이 될 것이다. 추천 아이스크림은 거봉믹스와 블루베리. 가격은 240엔에서 400엔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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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시마 유리마을 Glass Wonderland

유리마을은 1984년 글래스비즈 메이커인 도호주식회사가 제계 제일의 글래스 원더랜드를 목표로 오픈한 곳으로 크게 4개의 존으로 나뉘어 있다. 박물관존에는 도호기념관을 비롯해 비즈박물관, 유리박물관 등이 있어 세계 각국의 비즈 작품과 진귀한 고대 유리 제품 및 생활 유리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가게존에는 각종 액세서리를 전시하고 있는 액세서리관과 세계 각국의 유리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세계의 유리관이 있으며 공방존에서는 유리와 관련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저존은 식사와 차를 즐기거나 야외에서 동화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개관 시간 9:00~17:00/휴관일 12월28~31일
-입장료 무료(단 박물관존은 어른 1,000엔, 고교생 700엔, 초·중학생 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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