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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야마는 더할 수 없이 감탄스럽다. 1000년 그윽함을 간직한 시라하마와 가츠우라온천, 일본 전통의 짠 내를 고스란히 담은 기슈 우메보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즈넉한 구마노 옛 길 그리고 발 닿는 곳마다 펼쳐지던 기이한 해안 암석의 풍광 등등 한마디로 와카야마는 매력이 철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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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금숙 기자 gsbang@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grapher 최병기 manta88@naver.com
취재협조=간사이광역연맹협의회 서울사무소 (주)린카이 02-319-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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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 이어온 온천의 고장 시라하마

와카야마현은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에서 남쪽으로 쭉 뻗은 기이반도에 위치해 태평양을 면하고 있다. 현청소재지인 와카야마시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도 30여분,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서도 1시간 남짓이면 갈 정도로 가깝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 탓에 와카야마의 가을 하늘은 유독 높고 맑다.

와카야마 여행의 포인트는 두말 할 필요 없이 ‘온천’이다. 일본 내에서 꽤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시라하마 온천은 연간 350만 명이 다녀간다. 벳부, 아리마 온천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이며, 몸을 담그자마자 피부가 미끈해진다 해서 ‘미인탕’으로 불리기도 한다. 온천수는 뜨겁지 않아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다. 오사카에서 2시간30분이면 갈 수 있어 도시여행에 지친 몸을 쉬어가기에도 그만이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대규모 온천공원인 ‘시라하마 온천파크’는 1,000엔이면 하루 종일 태평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노천욕을 만끽할 수 있다. 유명한 매실산지답게 일본의 전통음식 ‘우메보시’를 만들던 동그란 나무통을 온천탕으로 만든 점이 독특하다. 가족탕도 마련돼 있다. (1시간에 1,000엔)

시라하마온천의 풍취를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쯤 묵어가는 것이 좋다. 온천이야 언제 즐겨도 좋지만 한 밤에 즐기는 온천은 명상과 다름없다. 몸과 더불어 마음속까지 평안해진다.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의 향연도 온천의 묘미를 각별하게 한다.

시라하마 주변의 중앙에 원형의 침식동굴이 패인 작은 섬 ‘엔게츠’를 비롯해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멋진 해안 풍광도 꼭 둘러보자.



-바다 위 떠 있는 온천 島 나카노시마

바다 위 작은 섬 위에서 즐기는 노천욕은 말만으로도 황홀하다. 와카야마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가츠우라 온천’은 시라하마 온천과 더불어 난키 지역을 대표하는 온천으로 불린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나카노시마 호텔은 섬 전체가 하나의 온천 리조트로, 가츠우라온천을 즐길 수 있다. 나치가츠우라항에서 배로 5분 거리.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이 호텔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다를 품은 ‘노천탕’ 바다와 낮은 돌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전혀 여과되지 않은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신경통이나 피로회복에 특효가 있다는 ‘유황천’으로 탕에 들어서면 독특한 유황 냄새가 풍기지만 이내 상쾌한 바람에 씻겨 진다.

노천탕은 1층 남탕, 2층 여탕으로 돼 있는데 여탕에서 남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아침에는 섬 정상에 올라 태평양을 바라보며 산책도 할 수 있다. 2인1실 기준에 하루 숙박은 1만6,000엔, 조식을 포함하면 2만엔 수준. 와카야마현 남부 가이가츠역에서 내려 7분 정도 가면 선착장에 닿는다.

-아름드리 삼나무 숲 길 구마노 옛길

다이지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다이몬자카(大門坂). 구마노 나치신사 참배 길의 입구로 800년 가까이 된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 있다. 구마노 고갯길은 한마디로 신앙의 길로, 헤이안시대 때 교토에 있는 귀족들이 와카야먀현에 있는 구마노 신사까지 참배 여행을 한 것이 그 시초가 돼 1000년을 이어오고 있다. 헤이안 시대 의상을 입고 산책하거나 기념 촬영을 하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1000엔~2000엔 가량.

숲길을 벗어나 산의 정상을 향해 한참을 걸으면 나치 폭포가 보인다. 높이 133m로 일본 제일의 폭포. 직각으로 꺾어 지른 수직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수와 주변의 이끼류, 갖가지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이 일대는 원시림과 함께 일본 산악신앙의 수행 장소로 꼽히고 있다.

-‘우메보시’ 전통과 맛에 반하다

우메보시에 대한 편견. 그 짭짜름한 매실의 맛 뒤에 감당할 수 없는 시큼함이 밀려온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그 맛에 놀라면 우메보시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매실 본고장 기슈(와카야마의 옛 이름)에서 맛본 신선한 우메보시의 맛은 깔끔함이 입에 척척 감긴다.

기슈 미나베 지역은 풍부한 태양과 온난한 기후를 타고나 품질 좋은 매화의 재배지로서 생산량, 생산액 모두 일본 제일을 자랑한다. 깐깐한 일본인들 입맛에도 ‘기슈’ 우메보시는 최고로 통한다고. 매실 음식 종류도 우메보시 말고도 단맛의 아오우메, 상큼한 매실주, 가츠오부시와 매실로 절인 마늘, 매실잼, 아이스크림 등등 가지가지다.

미나베 지역은 매실 열매 판매만으로도 연간 100억엔의 소득을 올려 매실을 ‘파란 다이아몬드’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한 눈에 백만, 향기로 십리라고 불리는 일본 제일의 매화나무 숲 꽃을 보고 싶다면 꽃이 개화하는 2월 여행을 계획해보자. JR키노쿠니선 미나베역에서 하차해 미나베바이린행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우메보시 만드는 과정

1. 6~7월 매화나무 아래 비닐 그물망을 깔아 상하지 않게 열매를 수거한다. 2. 잘 익은 신선한 매실을 모아 깨끗이 닦고 크기를 구분해 지경 2m의 나무통에 담는다. 3. 매실 10kg당 2kg의 소금(천일염)을 뿌리고 1개월 간 보관하면 매실초가 흘러나온다. 4. 소금절임한 매실을 통에서 꺼내 3일을 말리고 뒤집어 6일을 말린다. 수분이 많아서 말려도 말랑말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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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자기한 볼거리

-월드돌핀리조트, 돌고래와 입맞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월드돌핀리조트를 권할 만하다. 돌고래와 입맞춤을 하거나 등지느러미를 만져보는 체험이 가능하며 미리 신청을 하면 직접 돌고래와 놀며 헤엄을 치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와카야마 남부 다이지에 위치.

★쿠로시오 시장 - 참치 해부 쇼

와카야마 마리나시티에 위치한 구로시오시장은 하루 2~3차례 참치를 직접 해부하는 해부 쇼가 펼쳐져 관광객의 시선을 끈다.

이름만 시장일 뿐 쿠로시오시장은 백화점 해산물 코너보다 더 깨끗하게 정돈된 17개의 상점이 몰려있다. 시장 맞은편에는 유럽 항구의 정취가 넘치는 놀이공원 포르토 유럽이 있어 이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좋다.


사진=Travie photographer 최병기 manta88@naver.com
취재협조=간사이광역연맹협의회 서울사무소 (주)린카이 02-319-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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