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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을 여행하던 어느 주말, 문득 궁금해졌다. ‘방콕 사람들은 주말이면 어디로 놀러 갈까?’ 호기심이 발동한 덕분에 방콕 사람들이 주말이나 쉬는 날이면 놀러 간다는 방콕 근교의 명소들을 찾아가 봤다. 현지인들이 놀러 가는 곳을 가봐야 그 나라의 진짜 묘미를 맛볼 수 있다는데, 과연 방콕 사람들이 즐겨 간다는 그곳에는 어떤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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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수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우경선
취재협조〓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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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야이 대자연에 몸을 맡기다 ㅣ 나콘나욕 트레킹

카오야이 국립공원이라…. 태국에 좀 다녀 봤다는 기자에게도 낯선 이름이었다. 하지만 태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 바로 카오야이 국립공원이다.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인 카오야이는 나콘나욕, 사라부리, 나콘라차시마, 쁘라찐부리 등 4개 지역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희귀한 동식물군이 대거 존재해 세계유산으로도 등록돼 있다. 아름다운 폭포와 자연으로 유명한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는 트레킹, 카약,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 아름다운 산을 제대로 느껴 보려면 역시 트레킹이 다. 기자가 선택한 곳은 나콘나욕 지역 트레킹 코스. 이곳에서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밧줄을 이용해 비탈을 내려가는 압자일렌(현수 하강) 실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안정장치를 모두 갖추고 전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마치면 마침내 차를 타고 산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산을 내려오면서 카오야이 국립공원의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길이 없는 원시 수풀림을 얼마 지나지 않자 첫 번째 하강 코스가 나타난다. 70m 높이의 절벽을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코스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래가 끝없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안전장치를 모두 갖추었고 전문 가이드들의 도움이 있으니 마음 편하게 내려갈 수가 있다. 생애 첫 압자일렌 도전이지만 두려움보다는 상쾌함이 크다. 인공의 때가 묻지 않은 대자연 속의 자유로움에 마냥 기분이 좋다.

이후 20~30m 정도의 압자일렌 코스를 두세 번 더 거치게 되는데, 이미 70m에 도전한 이후라 그 정도는 가뿐하다. 그렇게 트레킹과 압자일렌을 몇 차례 거듭하며 내려오면 커다란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마지막 관문인 카약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밧줄을 타고 비탈을 내려가서 준비된 카약을 타고 차량이 있는 곳까지 건너가면 드디어 트레킹이 끝난다.

나콘나욕 트레킹의 매력 중 하나는 폭포를 타고 내려온다는 점이다. 단, 건기 때는 물이 없으므로 그냥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것과 같다. 우기 때는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의 양이 많기 때문에 더 미끄럽고 힘이 들 수 있다. 그래도 폭포에 물이 전혀 없을 때보다는 어느 정도 물이 있을 때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문 가이드들이 최적의 시기로 꼽는 때는 11월에서 1월 사이. 이때는 폭포에 물도 어느 정도 있고 산 곳곳에 꽃도 피어 있어 다양한 재미와 풍광을 즐길 수 있단다. 방콕에서 카오야이까지는 차로 3시간 정도 걸린다.

★ 방콕 인근 대표 시장들 “시장 구경 오세요~”



-암파와 수상시장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은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데 반해, 암파와 수상시장은 그 이름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그도 사실인 게 담넌 싸두악에 가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지만 암파와에는 외국인보다는 태국 현지인들이 많다. 규모는 담넌 싸두악만큼 크지 않지만 좀더 아늑하고 포근한 맛이 있으며 보다 태국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강 위에 배를 띄운 상인들이 갖가지 먹거리를 팔고 손님들은 음식을 사 강변 계단에 앉아 맛있는 식사를 즐긴다. 긴 막대에 매단 소쿠리가 손님과 상인 사이의 매개체가 되어 준다. 소쿠리에 돈을 넣어 배 위에 있는 상인에게 전달하면 상인은 돈을 챙기고 그 소쿠리에 물건을 넣어 손님에게 건네준다.

암파와 운하를 대표하는 또 다른 명물은 바로 ‘반딧불이 투어’다. 배를 타고 암파와 운하 주변의 전통 수상가옥과 유명 사원들을 구경하다 어둠이 내리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반딧불이 투어가 시작된다. 뱃사공의 손이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만 돌리면 반딧불이 반짝반짝 나무를 빛내고 있다. 나중에는 뱃사공이 안내할 필요도 없이 여기저기 곳곳에서 반딧불들이 빛을 발한다.

“이곳이 태국에서 가장 반딧불이 많은 곳”이라는 뱃사공의 설명도, “평생 동안 볼 반딧불보다 오늘 저녁 잠깐 동안 이곳에서 본 반딧불이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라는 참가자의 감탄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반딧불들이 모여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을 발하는 나무들이 끊임 없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며, 어느 순간에는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듯 바로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반딧불이도 만나게 될 것이다.

방콕 남서부에서 약 80km 거리로,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보다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팟타이 등의 간단한 식사류는 보통 20바트 정도면 살 수 있다. 수상시장에서 배를 빌려 암파와 운하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돈 와이 시장

타친 강을 따라 자리한 돈 와이 시장은 근처에 위치한 돈 와이 사원의 이름을 따 이렇게 불리고 있다. 로즈가든에서 배를 타고 돈 와이 시장으로 가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진귀한 구경거리가 있는데, 바로 커다란 물고기들이 강 가득 ‘퍼드덕퍼드덕’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마치 양식장을 연상시키듯 수많은 물고기들이 퍼드덕거리는데, 이 지역은 사원 근처라 물고기를 잡는 게 금지돼 있고 사원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에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돈 와이 시장 수상 식당들은 사람들로 가득 차는데, 특히 오리고기가 들어간 쌀국수 요리가 인기다. 방콕과 가깝기 때문에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방콕 사람들이 나들이를 많이 나오는 곳으로, 태국의 다양한 각종 먹거리를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해 태국의 다양한 맛을 즐기기에 적격이다.

라마 6세 시대부터 존재해 온 역사 깊은 시장으로, 시장 건물이 나무로 지어져 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장사를 한다. 방콕에서 약 30km 거리이며, 배를 빌려 타친강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 태국의 모든 매력이 한자리에 로즈가든

로즈가든 리버사이드(Rose Garden Riverside)는 한마디로 규정짓기가 힘들다. 단순히 호텔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공연장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호텔과 공연장이 결합된 곳이라고 설명하기에도 뭔가 부족한듯 싶다.

방콕 인근 타친 강을 끼고 자리한 로즈가든은 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며, 골프와 스파,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방콕을 여행했던 사람이라면 로즈가든에서 태국 전통 공연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다. 공연만 보고 갔던 그 사람들에게 로즈가든은 단순히 태국 전통 공연장으로 기억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틀리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그게 로즈가든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로즈가든의 참 모습을 느껴 보려면 단순히 전통 공연만 보고 떠날 게 아니라, 적어도 하루쯤은 이곳에서 묵어 봐야 한다. 전통 공연이 끝나고 관광객들이 떠난 로즈가든을 둘러보면 로즈가든이 어떤 곳인지 조금씩 느끼게 될 것이다.

강변으로 현대적인 시설의 호텔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가 하면 태국 전통 가옥을 그대로 이용한 고급 숙소도 있다. 거기에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는 기본이요, 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골프장과 로즈가든 내 정원에서 채취한 허브 등을 재료로 이용하는 고품격 스파, 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대규모 정원, 태국 최초로 전통 공연을 시작한 역사 깊은 공연장 등 로즈가든은 너무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어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방콕 시내에서 불과 32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쏭끄란 축제, 러이 끄라통 축제, 수상시장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지는 이벤트도 있다. 전통 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되며 오후에는 전통 공연이 진행된다.

참가비는 각각 450바트. 로즈가든 투숙객 경우에는 투숙하는 동안 언제든 전통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www.rosegardenriverside.com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초원 위로 젖소들이 유유히 노닐고, 카우보이들이 말을 몰고, 낙타부터 양, 사슴, 토끼 등이 뛰어 다니고, 서부 시대에 어울릴 법한 마차를 타고 드넓은 초원 위를 누빈다. 그리고 그 숲 한 가운데서 럭셔리한 캠핑을 즐긴다. 태국에서 카우보이와 푸르른 초원 위 젖소 떼들을 만난다니, 캠핑이 럭셔리하다니,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사실이다. 방콕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촉차이 농장(Farm Chokchai)’에 가면, 거짓말 같은 이 풍경들이 고스란히 현실이 된다.

★ 럭셔리한 캠핑 해보셨나요? 촉차이 농장 부티크 캠핑

왕년에 캠핑 한 번 안 해 본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캠핑은 좀 차원이 다르다. 이름하야 ‘부티크 캠핑’. 얼핏 보기엔 숲 한 가운데 텐트들이 자리하고 있는 게 일반 캠핑과 뭐가 다를까 싶겠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 캠핑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선, 캠핑장이 위치한 숲부터가 특별하다. 촉차이 농장 중심부에 자리한 이 숲은 촉차이 농장이 특별히 부티크 캠핑을 위해 조성한 프라이빗 숲이다. 농장 들판에 만들어진 숲이라고 얕보면 곤란하다. 캠핑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도심에서 멀리 멀리 떨어진 깊은 산 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농장 내에 위치한 독립된 공간이라 안전성이 보장되면서도 산 속보다 더 깊은 고요함을 누릴 수 있으니, 이런 완벽한 캠핑장이 또 어디 있겠는가.

-촉차이 농장 부티크 캠핑의 매력 세 가지

하나, 부티크 텐트! 텐트 안에서 침대, 에어컨, 옷장, 책상 등의 일반 호텔 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캠핑의 낭만과 호텔의 편안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둘, 자연주의 화장실과 샤워실! 캠핑시 가장 불편한 부분이 바로 화장실과 샤워실 문제다. 하지만 이곳의 화장실과 샤워실은 특별해도 너무 특별하다. ‘부티크’에 걸맞게 깨끗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캠핑’에 맞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꾸몄다. 화장실도, 샤워실도 4면 중 1면이 뻥 뚫려 있다. 그렇다고 밖에서 앞이 들여다보일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뚫려 있는 한 면으로는 푸릇푸릇한 식물들이 가득해 자연 외, 다른 것은 볼래야 볼 수가 없다. 자연 속에서 ‘볼일’을 보고 샤워를 하면서도 시설만은 현대적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셋, 최고의 만찬! 부티크 캠핑이니만큼 식사를 직접 준비할 필요가 없다. 저녁이면 캠핑장 한쪽에 마련된 야외 식당에서 맛깔스런 뷔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태국에서 유명한 ‘촉차이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급 스테이크는 물론, 각종 바비큐, 해산물 요리, 태국 요리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자연이랑 친구하기!

촉차이 농장에서 운영하는 투어에 참가하면 촉차이 농장의 매력을 흠뻑 느껴 볼 수 있다. 젖소 우리에서 시작해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은 물론,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도 모두 볼 수 있다. 특히 젖소 우리에서는 직접 손으로 우유를 짜 보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양, 사슴, 송아지 등에게 먹이를 주고, 각종 동물들이 벌이는 귀여운 쇼와 카우보이 쇼 등을 관람하며 목장 생활의 진미를 느껴 볼 수 있다.

1박 캠핑을 할 경우에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 겸 아침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아침이 되면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는 대신, 사람이 직접 다니며 울려 주는 종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캠핑장에 있는 사람들이 다 함께 낮은 산에 올라 좋은 공기를 마신 후 너른 초원 위에서 아침 식사를 즐기게 된다. 예쁜 피크닉 가방을 하나씩 나눠주는데 그 안에 맛있는 아침 식사가 들어 있다. 아침부터 예상치 못한 행복한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그저 마음이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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