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다가도 막상 여행지에 도착해서 맞닥뜨리는 문제 중의 하나는 시내에서의 이동 수단이다. 일본처럼 상상 초월의 택시비를 자랑하는 곳이라면 대부분은 뚜벅이 여행을 하기 마련이지만 길 눈이 어둡다면 도보 여행은 남들보다 2~3배의 노고를 필요로 한다. 이럴 때 조금만 시야를 돌려보자. 교토에서 자전거는 현지인들만의 교통수단이 아니다. 여행객도 쉽게 자전거를 타고 도심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다. 대중교통도 사전 정보만 갖고 있으면 한결 이용이 편리하다. 효과적인 교토 여행 비결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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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글=박나리 기자 nari@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일러스트=제스
취재협조=교토시 관광과, 간사이 광역연휴협회 서울사무소 (주)린카이 02-319-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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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에 싣고 달리는 낭만 체험 KYOTO

★교토 하이킹 : 토박이 부럽지 않게 교토를 누빈다

워낙 도시 자체가 아담한 교토는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둘러보기 편하다. 무작정 도보 여행은 감행하긴 두렵다면, 자전거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낭만은 둘째 치고라도, 낮은 둔턱 하나 없는 교토의 편편한 보도블록과 깔끔한 구획도시의 도로 상황은 자전거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도 충분히 주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보행로와 자동차 도로, 그 어디에서도 막힘없이 굴러가는 바퀴 두 개는 그 자체로 로망이 되기 충분하다.

교토 자전거 여행은 이렇게 시작하도록 하자. 일단, 아침 일찍 교토 역에 도착한 여행자라면 근처 도보로 3분 내에 위치한 자전거 대여점 ‘KCTP’로 향한다. 이곳에서 무거운 트렁크와 짐도 맡기고 스탠더드 자전거를 단돈 1,000엔에 대여할 수 있다. 자전거는 안장이 낮고 브레이크가 잘 드는 것을 골라 천천히 워밍업을 해보는 것이 좋다.

역에서 15~20분 정도 열심히 달리면 교토 중심가에 닿는다. 가모 강변을 산책해도 좋고, 기온 일대를 달리며 거리 풍경을 만끽해도 좋다. 점심 식사와 함께 체력을 충전했다면, 원하는 관광지로 향해 본격적인 여행을 즐겨 보자. 언덕이 높은 기요미즈데라보다는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니조성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이 역시 도심으로부터 20여 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데, 자전거를 세워 놓고 천천히 사찰과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도록 하자. 다시 교토 역으로 돌아오는 데는 채 30~40분이 걸리지 않는다. 선선한 바람과 편편한 보행자 도로, 그리고 어깨를 스치고 가는 무수한 하이커들이 있기에 외롭고 심심하지 않은 일일 투어가 되리라 확신한다.

만일, 숙소에 짐을 놓고 다음날부터 하이킹에 도전할 이들이라면 한결 쉬운 여정이 가능하다. 일단, 교토 역까지 갈 필요 없이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자전거 대여점을 찾는다. 앞서 말한 ‘KCTP’는 교토 내 5개의 체인점을 둔 대여점으로 어디서건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자랑한다. 숙소의 대부분은 교토 중심가인 시조 역 근처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니시키 시장’ 근처 체인점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물론, 반납은 어디에서건 가능!

이처럼 이틀 정도 자전거를 빌려 교토 시내를 누비면 도심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교토는 ‘하이커들의 천국’라는 말처럼, 두 바퀴에 몸을 싣고 달리는 그네들의 분주한 모습은 도시의 점처럼 무수한 흔적들을 남기며 오간다.

획일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토를 꿈꾼다면, 과감히 자전거를 대여해 보자. 차창 밖의 풍경이나, 전철의 어둡고 답답한 이미지 대신 내 얼굴을 가르는 여행지의 낯선 공기를 힘차게 들이마셔 보자.



★교토 역 근처 자전거 대여점 KCTP

예쁜 자전거를 다수 보유한 자전거 대여점. 무엇보다 믿음이 가는 것은 100엔에 구입 가능한 이곳만의 ‘교토 사이클링 지도’. 어찌나 꼼꼼하고 세밀한지 자전거 코스는 기본, 수십여 개의 자전거 수리점들까지 일일이 체크해 놓아 언제든 비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주의사항을 숙지한 뒤 해당 양식을 작성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교토 점은 5군데 체인점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현재 1년에 4만대 정도가 여행자에 의해 대여되고 있으며, 창고까지 합치면 약 200여 대의 자전거를 갖고 있다. 이 밖에 가이드와 함께하는 다양한 코스의 자전거 투어 상품도 신청 가능. 투어 가격은 3,900~9,800엔까지 다양하다.

▷대여료 패밀리 자전거 스탠더드 1,000엔, MTB 스탠더드 1,500엔, 미니 벨로 스탠더드 1,000엔(타 체인점 반납시 픽업비 200엔 추가)

▷교토 역 점 교토 역 가라스마 출구에서 도보 3분, 오전 9시~오후 7시, 075-354-3636 www.kctp.net
▷금각사 점 킨카쿠지미치 버스 정류장 앞
▷니시키 시장 점 가라스마 혹은 가와라마치 한큐 역에서 도보 5분
▷니조 역 점 JR 니조 혹은 지하철 니조 역에서 도보 1분
▷푸시미 점 JR 이나리 역 혹은 후카쿠사 케이한 역에서 도보 5분

★기온 근처 자전거 대여점 교토켄분로쿠

깐깐하고 꼼꼼한 자체 철학으로 지난 5년간 무사고 대여를 고수한 자전거 렌탈점이다. 작은 카페를 겸하는 백발의 노신사의 창고에는 30여 대의 노란 자전거가 고이 보관돼 있다.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해당 숙소로 직접 배달도 해준다는 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이곳에서 절대 금하는 수칙 두 가지는 ‘음주운전’과 ‘한손운전’으로, 오후 3시 이후부터는 사고 위험을 고려해 가급적 자전거 대여를 권장하지 않는 것이 주인의 철학이다. 노란 자전거 앞바퀴에는 바구니가 딸려 간단한 가방이나 소지품 등의 휴대가 가능하다.

▷가격 1일 대여료 1,000엔, 배달료 200엔, 회수 요금 300엔
▷위치 기온 하나미코지 근처 오픈 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문의 075-551-8447 www2.odn.ne.jp/kyoto

★카드 한 장으로 해결하는 교토버스카드

교토 시를 이동하는 주요 교통수단은 뭐니 해도 버스와 전철이다. 하지만, 워낙 도시가 작은 까닭에 전철보다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각 승강장 위에는 경유지 안내판이 있어 쉽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티켓센터나 안내센터에서는 관광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 번호를 검색할 수 있다. 크게 지역을 순환하는 버스, 지정된 구간만 움직이는 버스, 그리고 승차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다구간 버스 등 그 종류 또한 다양. 만일, 골치 아픈 이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면, 버스 전용 1일 승차권 ‘도쿠토쿠 깃푸 카드’를 구입하도록 하자.

▷도쿠토쿠 깃푸 같은 구간 안의 버스라면 하루 종일 횟수 제한 없이 탈 수 있는 카드로 가격은 500엔.

▷Where to Buy 교토 역 2층 교토 시 관광안내소, 시 버스 종합안내소, 지하철과 시 버스 안내소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How to Use 처음 탈 때 버스 내 판독기에 넣고 개시 날짜와 시간을 찍는다. 다음부터는 승무원에게 보여 주기만 하면 만사 OK!

★각기 다른 기본요금 싼 택시 고르기

10~20분 내외의 근거리를 간단히 이용할 때 택시는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가격이 일반 대중교통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3~4명이 이용할 경우 유용하기도 하다. 교토의 택시는 한국과 달리 저마다 기본요금이 다른데, 보통 580~650엔 사이에서 시작한다. 회사마다 각기 다른 심벌마크로 즐거운 눈요기를 선물하며, 클로버, 반달 모양 등 정교하다 못해 앙증맞기까지 하다. 이처럼 마크에 따라 택시 회사를 구분해 탈 수 있으며, 그중 ‘MK’라고 쓰여진 택시의 기본료가 580엔으로 가장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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