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정보. 호텔. 항공권까지 안방서 해결
K씨는 회사에서 일주일간의 포상휴가를 받아 해외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우선 자신의 집에 있는 퍼스널 컴퓨터를 통해 유명 예약시스템업체인 B회사가 제공하는 여행정보를 살펴본다.
남미지역에 대한 안내를 선택하자 스피커를 통해 정글의 현장음이 여유롭게 흘러나오다 금새 박진감 넘치는 폭포음으로 바뀌고 화면에는 어느새 이과수 폭포의 웅장한 모습에 물안개까지 피어오른다. 이 소개에 흥미를 느낀 K씨는 여행정보에서 추천하는 일정 중 6박7일자리 아마존 여정을 택하고 입출국 절차 및 환율은 물론 현지의 축제일, 관광명소, 식당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출력한 후 현지의 렌터카, 호텔과 왕복비행기편을 컴퓨터 통신을 통해 예약한다. 직접 항공권을 예매할 경우 할인해주는 규정에 따라 항공사로부터 15%의 할인혜택을 받은 K씨는 비행기 예약 화면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내식은 물론 기내 좌석도를 보고 원하는 좌석가지 결정한다.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와 함께 K씨의 여행준비는 끝. 이제 K씨는 출발일 날 곧장 공항으로 가서 담당 친구에서 예약번호와 결제에 사용한 신용카드를 제시하고 보딩패스를 받으면 된다.
이것은 이미 선진국에서 상당부분 실용화단계에 있는 일들이지만 우리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첨단정보 기술의 발달은 항공사가 고객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범을 가능하게 만들었는데 가장 활용화 단계에 있는 것은 개인용 컴퓨터로 인터넷과 같은 국제적인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이다. 항공사는 여행사에게 지급할 판매수수료 부담을 제거,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과 항공사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결제수단으로는 신용카드나 SMART카드가 이용되는데 특히 컴퓨터 칩이 내장된 SMART카드는 개인정보는 물론 각종 회원관리 정보가지 들어있어 여행을 다닐 때 돈가 티켓을 별도로 소지할 필요가 없는 만능카드. 이밖에도 항공사들은 답배나 음료수를 사는 것처럼 자동판매기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방법도 검토중인데 이미 미국에선 실용화 단계에 있다.
지난 13일 싱가포르 선텍시티에서 열린 제1회 애바카스 국제협의회에선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한 CRS시장 및 여행업 전반에 걸친 미래의 변화에 대해 15개의 세분화된 워크샾에서 심도 있게 다뤘는데 주로 실무자들로 구성된 한국대표단은 우리의 정보기술수준과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너무 낙후돼 있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워크샾에서 나온 결론들을 정리해보면 항공사들이 규모있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보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고객과 직접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으로서 전통적인 개념에서 볼 때 여행사 수입의 근본이 항공권 판매 대행 수수료인 것을 고려하면 여행사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구 이러한 모든 변화들은 여행사의 항공권 예매, 발권 등의 전통적인 업무를 무용지물로 마드는 것은 물론 호텔과 렌터카 예약, 더 나아가 컴퓨터 통신을 통한 안내정보 서비스로 여행일정 잡아주기, 관광지 안내,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게 돼 기존 여행사의 영역을 상당부분 침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여행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여행사들의 이러한 걱정에 대해 애바카스 국제협의회에서 만난 윌리암 뤼 애바카스 사장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전통적인 여행사 업무가 침해를 받을 수 있지만 그보다 첨단 정보기술의 활용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 』며 『어차피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여행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형태도 변화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원가를 절감하려는 항공사와 새로운 서비스형태를 창출하려는 정보유통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이상 여행사의 수익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게 여행사 측의 분석이다.
아시아나애바카스정보의 김용호이사는 이와 관련해 『미래의 시장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도 대금결제 방식은 기존의 형태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라며『앞으로는 은행이나 신용카드회사와 연계가 가능한 여행사만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한국시장은 아직 최신 정보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유통체계가 실용화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게 현실이지만 여행사들이 새로운 정보기술과 그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경우 또다른종속 관계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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