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관광학박사 white@lottetour.com

몇 해 전부터 ‘한류’라는 이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을 장식하고 있으며, 이는 관광이 무시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느끼게 한다.
1989년 국민해외여행 자유화 실시 등으로 한국 관광의 도약 여건이 조성된 이후, 낮은 인지도와 홍보 부족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는 힘이 부쳤던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에 대한 인식 변화로 아웃바운드 숫자는 증가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관광수지 적자에서 빠져 나올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와 가요, 영화 등의 활약으로 ‘한류’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됐으며 그 파급 효과는 그야말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류의 시작을 가져온 드라마 ‘대장금’과 ‘겨울연가’는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넘어서 대장금 테마파크와 남이섬이라는 구체적 관광명소를 낳은 한국의 효도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한국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내놓은 ‘한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한류 효과로 벌어 들인 외화는 18억7,000만 달러(약 2조1,440억원)로 추산되고 같은 기간 국내에서 거둬들인 한류의 경제적 효과는 1조4,339억원, 총합은 3조5,000억원이 넘는다.

‘대장금’이라는 한편의 드라마는 극중 인물이라는 콘텐츠에 초점이 맞춰진 일반 형태에서 벗어나 한국 문화의 전반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컸다. 한국 문화의 경쟁력을 ‘음식’으로 손꼽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널리 알렸으며, 한약과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는데 큰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여파로 미국 뉴욕에서 한국 식당 붐이 일어났으며 항공기 식사 메뉴로 비빔밥이 외국인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됐다. 이러한 문화적 호감이 한국의 드라마 세트장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돼 한국을 찾는 발길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내국인의 해외여행 성장률보다 방한외래객의 성장률이 한참 둔화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07년 내국인 해외 여행자 수는 1300만여명인 반면, 방한외래객수는 640만명으로, 그 수치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방한외래객 수의 작지만 꾸준한 성장률을 볼 때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 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할 것이다.

한류관광의 대표지로 손꼽혔던 겨울연가 촬영지 춘천을 찾던 외국인의 발길은 2년 만에 40%가 줄었으며, 대장금 테마파크의 경우도 2006년에는 방한 외래객의 7.4%가 방문 했으나 2007년에는 6%로 감소 했다고 한다. 이는 테마 관광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연계 관광지 개발의 부족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의 관광산업 발전과 지속적인 ‘한류관광’을 이어 가기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독특함을 살려야 한다. 한국을 찾았을 때 관광객들이 만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문화를 살려보자. 대표적으로 한국 전통 음식, 체험 문화의 발견과 전통 관광지의 개발을 강조하고 싶다. 이것은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관광 추세이다. 둘째, 연계 관광지를 만들자. 춘천의 남이섬이나 대장금 테마파크 등과 같은 한류 드라마 촬영지는 외래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속적이지 못했다. 이는 연계 관광지를 통해 계속적인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만족할 만한 관광지의 개발과 발견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관광은 동적이다. 한가지 소재를 통해서는 관광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한번 실망한 관광객은 다시 찾지 않으며, 그 주변인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관광이 한국 산업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관광업계 그리고 정부, 국민의 ‘발견’과 적극적인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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