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사)한국항공정책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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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지를 결정짓는 3대 변수는 환율과 유가 그리고 국내총생산(GDP)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중장기 항공수송수요 성장추세를 예측할 때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변수로 국내총생산을 든다. 국내총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데 해외관광을 떠나는 여객 수가 플러스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금년 들어 미국에서 출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금융태풍이 유럽과 아시아대륙을 강타하고 한국에서는 그 동안 호황을 누리던 아웃바운드 업계를 코너에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 더해 원화약세로 훅을 얻어맞은 것이다.

한 때 1갤론 당 150불까지 치솟던 원유가가 지금은 그 3분의 1선인 50불을 밑돌고 있지만 아웃바운드 시장은 코너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다. 원화의 약세로 여행객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작년 초에 비하면 중국의 위안화는 1.7배, 일본의 엔화는 100엔당 700원 대에서 1,500원 대로 곱절, 미화는 900에서 1,500원 대로 상승했다. 가처분소득(disposable income)이 2배로 늘어나지 않는 한 코너에서 제 발로 걸어 나올 수가 없다.

지난 5월 내국인 해외출국은 마이너스 성장세로 작년 동기 대비 10%가 줄었고 9월은 작년 동기 비 19.4%로 하락 했다. 한국인의 주요 여행국 중 연간 50만 명 이상인 나라는 중국(480만명 선), 일본(270만명 선), 태국(89만명 선), 홍콩(88만명 선), 필리핀(66만명 선) 그리고 베트남이 50만명에 약간 미달하는 선이다. 이 들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중국통계연감을 보면 외래관광객입국 숫자에서 일본이 1위, 유럽이 2위, 다음 한국이 3위를 차지한다. 인구비례나 국내총생산으로 비교하면 한국이 단연 1위다. 일본의 경우 1억2천7백만의 인구에 2007년에는 1750만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했다. 우리는 인구 4800만명에 1200백만명을 상회했다. 한국의 인구 대비 내국인 출국자 수는 아마 세계 1위가 되지 않을까.

이 와중에 일본관광객의 입국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엔화 강세 탓이다. 엔화는 미화에게도 강세이다. 엔화는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금융기관의 손실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여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아 매우 안정된 통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700원(100엔 당) 대에서 1400원 대로 환율이 늘어나 거의 반액으로 한국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긴다. 일본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자국화의 위력에 흥분돼 있다. 일본인은 전체 방한외래객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모처럼 관광수지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야단이다. 중국인의 방한은 일본인의 10%도 정도이지만 이들도 위안화의 위력을 즐기기는 마찬가지이다.

관광업계는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하는 두 아들을 둔 아버지 꼴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관광산업이 단순히 외국화의 강세에만 의존하는 현실이다. 많은 기회가 있어도 포착하지 못하고 관광산업에 투자도 없이 이익(return)을 바라는 식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의 후광효과(halo effect)를 노리자고 2년 전부터 이야기 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2010 상하이엑스포」의 후광효과를 수용하는 전략을 논의하자면 제정신이 아닌 사람 취급을 받겠지? 외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려면 한두 개의 시설이나 상품으로는 어렵다. 주력시설(상품)을 중심으로 군집(cluster)을 형성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산업에 상승작용(synergy)을 하는 것은 3년 치까지 꽉 차있는 컨벤션 예약스케줄이다. 라스베이거스의 1일 수용능력은 20만 명이다. 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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