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이 지경이니 여행업계라고 온전할 리가 없다. 콩 한 쪽도 나눠 먹겠다는 여행사도 결국은 직원들의 급여에 손을 댔고 대형여행사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질식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직원들의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은 물론 여행사 임원진과 관광청 소장의 거취도 장담할 수가 없다.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A여행사 관계자는 4일 “환율과 GDP, 경제 성장률 등의 상관관계를 감안해 최근 10년간의 출국자 수를 분석해 본 결과 지금 수준의 환율이 지속되면 내년도 출국자는 900만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5일자 신문들은 일제히 대통령을 붙잡고 울음을 터트린 시장 상인의 사진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사진 위에 ‘국민은 울고 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사진을 본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우리는 울며 매달릴 사람도 없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했다. 나가서 외화를 벌어와도 모자랄 판에 내국인을 해외에 보내는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곱게 보일리 없고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정이 점점 급해지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관광협회중앙회나 한국일반여행업협회가 회원사의 생존을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