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의 미수금 확보전이 최고조에 이른 듯한 느낌이다. 여행경기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랜드사 등 각 업체들의 미수금 관리 수위가 한층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최우선 순위로까지 올라오게 된 것이다.

모 여행사에 2,000만원대의 미수금이 있는 A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때부터 정산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지금은 액수만 커진 채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며 “가압류라도 걸어야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주거래 여행사에 약 수 천 만 원의 랜드비 미수금 있는 B 랜드사 소장 역시 “그동안 물량을 많이 받아왔고 앞으로의 거래도 감안하면 그저 어렵다고 통사정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나마 구두로라도 1월 중에 해결해 준다는 약속을 받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랜드사 역시 주력 거래 여행사라는 점 때문에 기본적으로 일정 액수를 ‘깔고’ 거래를 해 오다가 지금에 이르렀다. 해외 현지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그동안 랜드사에 막대한 지원금을 제공하고 손님을 받아왔던 쇼핑센터들도 해당 랜드사의 사정이 계속 악화돼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자 아예 그 랜드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들도 많다.

미수 거래 관행은 여행업계의 거의 모든 유통단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서로 얽히고 얽혀 있다는 점. 경기가 좋아 현금흐름이 원활할 때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한 번 흐름이 막히고 끊기면 연쇄적인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다.

지금의 미수금 사태는 어쩌면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일부 허니문 전문 랜드사들이 출발 전 지상비 미입금 물량에 대해서는 행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기존 관행의 개선을 모색하고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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