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의 호화사치여행 특별단속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여행업계는 허탈했다.
해외여행업에 몸 담고 있는 가장들은 구조조정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고 있는데 정부까지 이렇게 나서서 결국 직장을 잃으면 남은 식구들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원망도 사방에서 나왔다. 얼마 전 태국 전문 골프여행사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준 바 있는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정부의 계속되는 해외여행 때리기가 야속할 뿐이다. ‘똑같이 세금 내는 국민인데 무슨 잘 못을 했다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관세청의 이번 단속 발표는 세련되지 못하고 지극히 근시안적인 정책의 표본이라고 할 만하다. 관세청은 “최근 해외여행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해외로 골프관광을 다녀오거나”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아예 대놓고 경기가 어려우니 나가지 말라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같은 효과를 노린 말이라도 “국내에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많다”고 말하는 것과 “해외에 골프 여행 나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휴대품 검사가 무서워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수요가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우리는 당장 2010년부터 3년간 ‘한국방문의 해’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는 ‘원화가 저렴한 지금이 한국의 여행의 적기’라며 일본 전역에 대대적인 광고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 일본이나 중국 정부가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직접 간섭하고 나선다면? 외국 관광객의 절대 다수를 일본과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로써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여행은 오고가고, 가고와야 한다. 조금만 더 크고 넓게 보는 여유가 아쉽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