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켐브리지대학의 경제학 교수 장하준 씨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말로 선진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독점적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선진국들은 겉으로는 신사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뒤에서는 신흥국들이 사다리를 타고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그의 이야기는 여행업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특히 최근의 항공업계의 일들을 들여다보면 기존업체들이 후발 주자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모습이 보여 씁쓸한 느낌이 든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0일 인천-기타큐슈와 인천-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또 오는 20일에는 인천-방콕 노선에 정기편 취항도 예정돼 있다. 그동안 전세기 형태로 일본과 필리핀 등을 운항하긴 했지만 제주항공은 이번 정기노선 취항을 통해 국제선 항공사로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기편 취항 이후 항공사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대리점들이 제주항공이 포함된 일본 상품을 파는 경우 기존에 제공했던 ‘특가를 회수하겠다’며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취항하는 날에 맞춰 그보다 낮은 가격을 내 시장을 초토화시키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기존 항공사들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시장의 토양을 닦아 놨는데 새로운 경쟁자가 무임승차를 한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기왕 신흥 주자들이 나타났다면 정정당당한 경쟁을 기대해본다. 기존의 항공사들은 수준 높은 서비스 고객들의 높은 신뢰감 등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기 힘든 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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