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란 사실 부끄러웠습니다""
한·일간 민간교류차원의 연수회에 참가한 일본연수생의 눈에 비친 대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잘못된 역사에 대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의식을 조명해 볼 수 있는 한 일본 연수생의 진솔한 마음의 창을 통해 양국간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국제교류연수 참가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처음에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던 4박 5일의 해외연수도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지금은 또다시 일과 꿈을 뒤쫒는 일상생활로 되돌아갔습니다.
처음 가는 해외여행에서 느끼는 망설임과 불안, 기대 등 이런저런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일본을 떠났지만 서울통역관광학원에서 가진 교환회도 많은 양국의 젊은이들의 관심과 대화 속에 무사히 끝나고 첫째날과 둘째날은 민박하기로 예정된 서울통역학원생인 박화미씨 집에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서울 시내관광으로서는 경복궁, 중앙국립박물관, 서울타워, 도서관, 우정박물관 등을 견학했으며 그 중에서도 경복궁과 중앙국립박물관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함 역사의 흔적이 중앙국립박물관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수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민박에서 가진 둘째날 밤과 경주의 나자레원에서의 이틀간이 아닌가 하고 문득 돌이켜 보게 됩니다.
견학한 곳은 제 각기 매우 멋진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이 두 가지는 나의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박화미씨의 가정은 남편과 아이가 둘인 4인 가족이었습니다. 나를 맞이하는 박화미씨를 위해 와 계셨건 박화미씨의 어머니와도 첫날밤을 함께 지낼 수가 있었습니다.
이틀날 밤 박화미씨로부터 『당신은 중앙국립박물관에 갔었습니까. 가보고 싶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듣고 『지금은 한창 철거중이어서 견학할 없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일본인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중앙국립박물관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한다고 들었습니다만 당신은 어떠신지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그다지 가고 싶다로는 생각지 않았었다라는 뜻을 전하자 이것을 계기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것을 한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일본의 그후 대응책에 다한 생각 등 박화미씨의 남편도 이따금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밖에도 『이러한 뜻에서 중앙국립박물관을 철거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정성껏 대답했지만 내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사살이 매우 부끄럽게 생각되었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일간에는 미묘한 감정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감정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똑바로(조금도 숨김없이) 그들(한국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가한 고통에 대해서는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고통을 받은 쪽에서는 잊어버리는 일이 좀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한 박화미씨의 말은 지금까지고 나의 마음 속에 울려 퍼지고 있는 듯합니다.
경주에 있는 나자레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비슷한 연령의 분들을 만나 뵙고 가슴이 벅차 올라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자리를 떠나야한 했습니다.
일본 내에서 전쟁을 체험한 분들이 있는 반면에 이처럼 외국에서 일본에 돌아오지도 못한 채 생활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알게 된 나는 자신의 무지가 이토록 부끄럽게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애써 글로 표현하려해도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이 지금 나의 가슴속에는 답답할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그때의 나의 기분은 말로써는 잘 표현할 수 없지만 나는(이웃나라인) 한국인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지금까지 무관심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부분은 자주 문제 삼고 있지만 한국에서 생활의 터전을 잡고 있는 일본인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희생자의 입자에서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는 돌아가지도 못하고 한국에서도 떳떳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러한 모든 일들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모든 것에) 무지했던 것이 정말로 송구스럽습니다」라는 마음이었을까.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도 들지만….
이번 연수에서 나는 많은 것을 얻었고 반성하는 점도 여러 가지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앞으로의 나의 마음의 양식으로 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단장님인 고산선생님을 비롯한 서울통역학원장님과 학원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번 연수가 매우 즐거웠습니다. 단원 여러분들과 친교를 맺게 된 것 또한 하나의 수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이번 연수를 위해서 협조해 주신 여러분들에게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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