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품(Giveaway)은 일반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위해 제공되는 물품을 뜻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소비자, 동종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이벤트성 경품까지도 포함시켰다.

소비자가 날로 현명해지고 있다. 지능적인 소비자를 뜻하는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중대한 의사결정을 앞에 두고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일 때가 많다. 여행사들이 각종 기념품, 경품에 ‘허튼 돈’을 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감성적인 고객을 겨냥한 엄연한 ‘마케팅 전략’이다. 최종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B2B에 공을 들이는 관광청, 항공사도 ‘중간 소비자’인 여행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알고 있는가? 기념품 하나로 회사의 이미지가 좌우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만든 기념품 하나로 모객이 탄력받기도 하지만 무성의한 기념품은 휴지통 속으로 던져지기 십상이다. <편집자주>


■여행사

홀세일은 상품권, 직판은 여행용품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패키지 상품 고객들에게 여권커버, 배기지 택, 안전 복대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기내용 슬리퍼, 목베게, 여행용 파우치 등이 기본 경품으로 증정되는 경우도 많으며 미주·대양주 등 전압이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멀티어댑터를 제공하는 여행사도 있다. 이 같은 경품들은 모객 유치 수단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덤’으로 주는 기념품이라 할 수 있으며 모객 유치 수단으로는 판매가 부진한 여행상품이나 전세기, 하드블록 좌석 소진 등을 위해서도 가격 할인의 대안으로 파격적인 경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행사도 색깔에 따라 제작하는 기념품이나 이벤트성으로 제공하는 경품의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홀세일 여행사와 직판 여행사가 다르고, 패키지 여행사와 FIT 여행사가 다르다.
홀세일 여행사의 경우, 기본적인 소비자 대상 기념품 외에도 대리점 여행사에 제공하는 별도의 물품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뿐 아니라 B2B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품은 현금에 준하는 ‘상품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홀세일 여행사보다 경품 제공에 더욱 열을 올리는 것은 유레일패스를 판매하는 업체들이다.

걸리버(GTA)의 경우, 최근 ‘여행인 기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정기적으로 유레일 판촉에 나서고 있다. 내일여행은 유레일패스와 돌핀스트래블의 호텔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에게 백화점 상품권 및 마일리지를 제공해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 숍’에서 실용적인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학생 등 젊은 여행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 뒤풀이 비용, 금까기 여행권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리점 및 거래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목적으로 제작되던 다이어리의 경우, 비교적 제작비용이 커 지난해 하나투어를 제외하고는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가가 비교적 비싸고 이윤이 많은 허니문 예약자에게는 여행용 캐리어가 인기다. 모두투어 홍보마케팅팀 유민성 사원은 “캐리어는 허니문 경품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고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돈 안들이고 경품 제공
-제휴 마케팅 활발해져

이벤트성으로 제공되는 아이템은 관광청으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외부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이뤄지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관광청이나 외부업체에서 제안하는 경우도 많지만 여행사들이 제휴 업체를 직접 찾아 협조를 얻는 경우도 많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한진관광 등 대형 여행사들과 온라인 여행사들이 제휴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크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제휴마케팅을 통해 판촉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휴마케팅에도 아이디어가 절실한 법이다.

최근 두산베어스 야구경기 관람권, 이탈리아관관광청·샘표식품과 함께 쿠킹클래스 이벤트, 로하스파크 숙박권 등 다양한 제휴 마케팅으로 눈길을 끄는 곳은 자유투어다. 자유투어 홍보마케팅팀 최인선 대리는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경품을 제공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브랜드가 적극 노출된다는 이점이 있다”며 “제휴 마케팅에 적극 나선 이후, 거꾸로 우리 쪽으로 협찬을 제안하는 업체가 부쩍 늘어난 것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관광청

-지역 색 묻어나는 제품 쓸모있고 선호도 높아

경품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연 관광청이다. 직접 모객을 할 수 없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거나 여행사의 상품 판매를 돕는 데 경품이 유용하게 쓰이는 까닭이다. 관광청에서 제작하는 경품도 크게 B2B와 B2C로 나뉘는데 여행사에 제공되는 경품도 결국 소비자를 최종 타깃으로 한 B2B2C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관광청들은 작은 아이템 하나에도 지역색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하와이, 마리아나, 호주 퀸즈랜드, 필리핀, 태국 등 해양 휴양지 색깔이 강한 지역의 관광청들은 슬리퍼, 비치타올 등을 활용하고, 비행시간이 비교적 긴 미주 지역 관광청들은 목베게, 슬리퍼, 기내용 세면도구 등 기내 용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행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광청도 제휴 마케팅이 대세다. 가장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 커피숍,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 업체와의 제휴는 물론 기타 업체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캐나다 알버타관광청의 경우 ‘로키산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영원, 살로몬 등 아웃도어, 스키 업체들과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렌터카 여행’에 적합한 알버타 지역의 매력을 노출시키고 있다. 마리아나, 하와이관광청을 맡고 있는 아비아렙스마케팅가든은 신혼여행객이 많은 특성을 활용해 바디숍, 러시, 에스티로더 등 화장품 브랜드와의 제휴에 적극적이다.

지역만의 특성을 살린 경품도 많다. 홍콩관광청의 경우, 패키지보다는 자유여행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교통카드, 입장료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해 현지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여성 여행객을 겨냥해 캐세이패시픽항공과 레이디스(Ladies)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갬블링과 엔터테인먼트가 화려한 ‘호텔’의 이미지가 강한 라스베이거스는 관광청에서 호텔 무료 숙박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한다.

하지만 모든 관광청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선호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현지에서 수령한 조악한 기념품을 행사 때마다 제공하는 관광청도 적지 않다.


■항공사

-세일즈콘테스트도 아이디어 필요

“여행사나 손님들은 기념품 하나 주는 것보다 항공요금을 저렴하게 주는 것을 제일 좋아하죠”라고 한 항공사 관계자는 말했다. 일견 옳은 말이지만 주기적으로 경품을 제작, 배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다 양질의 제품들을 제공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항공사들은 대부분 소비자가 아닌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제작, 배포한다. 모형 비행기를 필두로 여권커버 등 여행용품과 다이어리, 포스트잇, 달력 등 사무용품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같은 경품을 받은 여행업계의 반응은 ‘거기서 거기다’는 데 머물 정도로 별다른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핸드폰고리와 같은 작은 제품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에어캐나다는 기념품 제작에 있어 항공사뿐 아니라 여행업계를 통틀어 ‘최고’로 꼽힌다. 에어캐나다는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판촉 효과까지도 기대하며 기념품을 제작, 배포하는 나름의 ‘철학’도 있다. LCD모니터 거치대, 종이컵 크기의 물 컵, 바람막이 점퍼, 받는 이의 이름까지 새겨주는 다이어리, 비타민 영양제 등 다른 업체들이 상상조차 못했던 독특한 아이템으로 여행업계에서 호응을 얻었다.

항공사들이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가장 ‘거하게’ 쏘는 행사는 세일즈 컨테스트다. 토파스, 애바카스 등 GDS 업체들과 진행하거나 관광청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경품은 현금에 준하는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품권이 지급될 경우, 해당 항공사에 대한 인지도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큰 이점이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제휴마케팅, 여행사보다 적극적인 호텔

여행사, 관광청, 항공사 외에도 경품 제작에 적극적인 업체들도 많다. 여행지에서 리조트, 호텔의 중요도가 큰 지역은 관광청, 항공사보다 프로모션에 적극적인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괌, 사이판 리조트가 대표적인 경우로 PIC, 월드리조트 등은 외식 업체 및 포털 사이트 등과의 제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호텔 예약업체들도 제휴 마케팅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제휴마케팅 담당자만 4명에 이르를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호텔엔조이는 주요 기획 상품을 호텔 외 제 3업체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호텔엔조이 신민수 이사는 “단순한 호텔 예약 대행 업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과 관련한 마케팅을 한다는 관점으로 제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품을 영업 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랜드사들도 있다. 라틴코리아·아프릭코리아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도가 새겨진 책받침을, 에이스아메리카는 공항 코드와 도시별 차량 이동시간이 적힌 지도를, 업투어는 기름종이, 양말 등 독특한 실용적인 경품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기념품 제작 노하우 엿보기

▼에어캐나다 김정호 차장, 김은정 주임

“에어캐나다 한국사무소는 전사적으로 기념품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사에서 수령하는 제품이나 기성품보다는 여행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늘 체크해 직접 제작하고 있다. 마케팅 및 영업 담당자들이 적극 관여할 뿐 아니라 부사장 및 지점장님의 최종 확인을 거쳐야 제작에 들어갈 정도다.
제고를 사용하지 않고 매년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에어캐나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작은 경품 하나로도 판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배포하고 있다. 수시로 웹서핑을 할 뿐만 아니라 타 업종에서 좋은 아이템을 보면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라도 제작업체와 접촉한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많다보니 업계에서 컨설팅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은데, 경품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볼까 고려해 보기도 했다.(웃음)”


▼자유투어 최인선 대리

“여행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여권커버, 배기지택 외에 차별화를 두려고 다양한 아이템을 보고 있다. 자회사로 운영 중인 로하스파크의 숙박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추첨을 통해서 전자제품, 건강식품 등을 증정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업체와 제휴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캠코더를 제공하고 여행 UCC를 제작하도록 하는 이벤트가 좋은 경우다. 이탈리아, 홍콩, 타이완관광청과의 이벤트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3년간 제휴마케팅에 적극성을 띈 이후 역으로 제안해오는 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다. VIP고객에게는 생일 때마다 음료 쿠폰, 타월, 야구경기 관람권 등 다양한 경품을 보낼 뿐 아니라 축하 내용을 적은 쪽지를 담아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


▼아비아렙스마케팅가든 이은경 이사

“오래 쓸 수 있고, 여행지 성격이 드러나고, 질이 좋은 기념품을 제작하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기념품 하나로 여행객이 움직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지만 최근 바디숍 화장품을 제공했을 때 넥스투어의 사이판 모객이 전년대비 70% 성장하는 효과를 봤다. 경품은 일종의 감성 마케팅으로 소비자는 시각에 크게 좌우된다. 관광청 본청에서는 한국의 이같은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한국은 ‘덤 문화’가 있기에 효과가 있다. 여행업계에 B2B로 증정하는 기념품도 마찬가지다. 관계 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한 업계인 만큼 작은 아이템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또 최근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타 업종 박람회에도 참가하고, 인터넷 오픈마켓도 자주 체크한다”


★아이템별 트렌드

▼사무용품

다이어리는 제작비용이 비싸 지난해부터 많은 업체들이 제작을 않고 있지만 언제나 환영받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촌스러운 디자인과 비효율적인 내지 구성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여성을 겨냥한 소형 다이어리가 아니라면 날짜별로 널찍하게 스케줄을 적을 수 있는 자리는 필수. 볼펜을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더욱 좋다. 볼펜은 저렴하더라도 잉크가 새지 않아야 하며, 포스트잇은 다양한 크기와 색상보다는 접착성이 중요하다. 마우스패드와 핸드폰 고리는 최근 사양세이고, USB도 이미 많은 이들이 보유하고 있어 독특한 디자인, 대용량이 아닌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여행용품

여행용품은 소비자뿐 아니라 출장이 많은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환영받는 아이템. 여행용 목베게나 슬리퍼도 좋지만 저렴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여행용 파우치가 유용하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등산용품은 소장가치가 더욱 높다. 캐리어는 지나치게 작을 경우, 국내 출장에도 사용하지 못해 이왕 제작할 것은 기내용으로 가능한 20인치이상이 좋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