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겪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면 경험이 쌓이고 같은 일이 벌어졌을 경우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우리 여행업계는 이러한 학습효과가 통하지 않는 다른 세계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겨울 시즌부터 여행심리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늘고 있다. 물론 실제 예약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문의전화만으로도 그동안 꽉 막혀있던 여행객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여행은 필수가 아니지만 답답한 일상의 출구가 된다는 점에서 필수 그 이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빠른 회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가 이뤄진대도 업계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가 상품이 너무나도 많이 범람했던 탓에 가격이 높은 상품에는 이제 눈길도 주지 않는 여행객의 소비 패턴으로 수익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살아남으려고 내놓았고 그렇게라도 명맥을 이어주던 상품들이 이제는 양날의 칼이 되어 스스로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취재 중에 만난 일부 업체에서는 오랜만에 몰리는 문의전화에 정신없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증가했다는 문의들마저 저가 상품 위주로 몰리다보니 잘해봐야 수익은 제자리걸음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업계는 지금까지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어왔다. 여행심리가 살아나고 모객이 급작스레 늘어나도 초저가상품만 판을 친다면 업계의 어려움은 대체 언제쯤에나 타개될지 의문이 든다.
앞으로도 시장 활성화 여부는 조심스레 지켜봐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올해 벌어졌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는 작업이 업계 전반에서 뼈저리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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