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는 긴급이사회를 소집, 최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차기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데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원래 이사회는 기자들의 배석을 허용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이날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인지 허용했다.

그러나 당일 기자들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사회 자리를 떠나야했다. 기자 배석에 관해서 사전에 사무처로부터 통보도 받지 못했고, 기자들이 있으면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어렵다는 이사들의 반발에 따른 것이다. 기자들을 부른 현 정우식 회장 및 사무처가 또 한번 곤혹스러워진 순간이었다. 애써 시간을 할애해 참석한 기자들 또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진행상의 허점을 보였던 지난 총회의 판박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었다. 올해 말까지로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현 정우식 회장의 ‘레임 덕’ 현상이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번 사태에 대한 현임 회장으로서의 책임의식과 어떻게 해서든지 원활하게 해결해야한다는 절박함이 앞선 결과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정우식 회장은 “두 후보(양무승, 전춘섭)에게 무릎을 꿇고서라도, 읍소를 해서라도 어떻게든 설득시키고 화합을 이루도록 하고, 그 모습을 언론에 공개해 KATA의 화합과 단결을 보이려고 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한다.

정우식 회장은 6년 전 이맘 때 경쟁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KATA 회장에 당선됐고, 3년 전에는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 자신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임기 말에 이런 상황을 맞았으니 침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갈등과 분열 양상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열 번이라도 무릎을 꿇고 읍소를 해야 마땅하다. 두 후보 진영은 물론 모든 KATA 회원사들도 치졸한 논리싸움이나 감정대립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KATA의 결속과 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원칙과 규정을 지키면서도 효율과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지혜가 모두에게 절실하다. “그동안 잘 운영돼온 KATA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는 원로들의 탄식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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