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많은 경제학자들은 최근 경제의 흐름을 보면서 세계경제의 축이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의 축을 형성하게 하는 것은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의 경제 규모일 것이다. 하지만 혹자는 향후에는 인도가 중국의 시장규모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은 출산제한 정책으로 인구의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인도의 인구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평가기관에서도 인도는 향후 50년 동안 매우 빠른 성장을 보여 2050년에는 인도의 경제규모가 일본의 3배 이상으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잠재력이 큰 미래의 주요 시장이 될 인도와의 활발한 무역을 위해 한국도 인도와 지난해 6월 협상을 개시한 지 3년6개월 만에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정식 서명했다. CEPA는 FTA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 것으로 CEPA 체결은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 국가와의 첫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한·인도 CEPA는 중국 다음의 인구를 보유한 소비 시장인 인도를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경쟁국들 보다 먼저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8% 이상 성장하면서 수입 규모가 연 20% 이상 급신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감안할 때 인구 12억의 세계 4위의 구매력을 지닌 거대 소비시장인 인도의 문을 우리가 처음 열었다는 것은 당장의 개방효과도 크지만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에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협정이 있기 전부터 한국의 기업들은 인도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도전과 위험을 이겨내고 많은 부분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어, 세계에서 사업을 하기에 가장 어렵다고 하는 인도시장도 점점 한국기업의 노력으로 개방되고 있다. 얼마 전 TV뉴스에서 인도 중산층의 집을 방문해 얼마나 많은 한국 상품을 이용하는지 확인한 적이 있는데, 가정의 가전 제품이 대부분의 이미 한국 상품으로 진열돼 있던 것은 인도시장의 잠재력에 집중했던 한국기업의 노력의 결과라 생각된다.

삼성과 LG가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열쇠는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던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단순한 원칙이 현실에서는 가장 힘들고 복잡한 일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화되고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더욱 절실히 충족돼야 할 사업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한국의 관광산업도 양적 성장에서 이제 질적인 성장으로 변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에 와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국민은 여행을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여행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도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화두가 되고 있는 개별여행(FIT), 특별흥미관광(SIT), 주요 여행사의 코스피, 코스닥 상장 그리고 한류로 인해 발생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관광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의료관광 그리고 올해부터 시작되는 일부 항공권의 노커미션 등 최근 몇 년 동안의 관광업계의 변화와 환경은 지난 몇 십년 동안 보다 더욱 역동적이다.

이제 경인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다. 연초에 항상 그렇듯 모두들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 회사는 올 한 해를 위한 전략과 전술을 수립했을 것이다. 올 초에는 2010년 한 해의 계획과 아울러 향후 10년을 위해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분야를 선택하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집중해 개발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연초가 됐으면 한다.

개별여행이 트렌드라고 해서 모든 여행사가 개별여행에 집중해 성공할 수는 없다. 그저 경쟁자의 마케팅을 답습하거나, 트렌드만을 추종하다 보면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게 되고 영속적인 사업에 어려움이 될 것이다. 모든 개인도 그렇지만 회사도 각 회사별 강점과 약점이 있고, 상황이 다르다. 냉철한 자사의 분석을 바탕으로 10년 후 우리 회사의 생존을 위한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어 보는 연초가 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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