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인
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이사
twitter.com/ddubuk


스마트 폰이 나오고 ‘페이스 북’이니 ‘미투데이’니 ‘트위터’니 하는 생소한 도구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모두 감싸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때도 그저 심드렁했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사라지는 트랜드에 휘말리는 것에 적잖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신문과 방송, 지인들의 술자리 수다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저 낯선 용어들이 짜증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람의 귀는 반복의 소리를 들으면 팔랑거리는 구조인지라, 어느 순간 저들은 금빛 날개를 달고 훨훨 창공을 날 때 나 혼자 돌도끼 들고 외딴섬에 갇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마침 회사에서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바이럴 광고를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시작하고 있던 터라, 등 떠밀려 총각딱지 떼는 심정으로 시작한 것이 트위터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6개월 전 이야기다.

시작은 했으되 도대체 이걸 왜 하고 있는가 싶었다. 140자 한도 내에서 다 큰 어른들이 독백하고 수다를 떨고 무언가를 퍼 담았으며 그것이 재미있다고 호호하하 거렸다. 나는 그들이 모두 트위터 회사에서 동원된 알바이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재미를 느끼는 내 감각기관에 큰 손상이 왔다고 생각했다. 둘 다 아니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경쟁성의 본능을 트위터가 톡톡 자극하고 있음을 내가 간과한 것뿐이었다.

나를 추종하는 사람(팔로워)이 명백한 숫자로 공개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사회성이 만인에게 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나 스스로 나의 숫자와 타인의 확보 숫자를 비교하는 짓을 하고 있었다.

‘어쭈구리, 이것들 좀 보라지’. 나는 본격적으로 내 트윗 주소를 알리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칼럼과 매체 연재 글의 상단, 방송 프로필 등에는 이메일 주소 대신 트윗 주소가 자리를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팔로워 수가 자고 일어나면 늘어났고, 나는 흐믓했고, 화장실이든 회의 중간이든 자투리 시간만 나면 짬짬이 트윗질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동원된 알바(?)처럼 ‘트윗이 세상에서 제일 잼 있어요’를 목 놓아 외쳐가며.

아아, 그러나 이 모든 부질없음이여. 두어 달이 지나자 개구리 봄 눈 뜨듯 트윗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소통이라니. 매일 보는 가족, 하루 종일 함께 일하는 동료, 불알을 함께 키워온 친구끼리도 소통은 늘 요원한 숙제인데 도대체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제한된 어휘의 갯수 속에서 무슨 소통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한 인간이 모이는 모든 집단은 그 안에서 또 하나의 정치와 권력이 피어오르고 욕망은 참았던 호흡을 기어이 터트리며 자본은 유령의 모습으로 배후 조종을 하나니, 트위터라고 어디 예외가 되랴.

환상 속의 이미지만을 소비하려는 대중은, 느닷없이 자기 옆으로 다가온 맨 얼굴의 연예인을 친밀감 대신 만만함으로 대응했다. 냉정한 이미지의 여자 아나운서가 경박함의 혐의를 받고 구설에 휘말렸고 어느 유명한 작가는 여자에게만 편파적인 친구 맺기를 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었으며 한창 주가를 올리는 배우는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고 있다고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비단 유명인뿐이 아니라 무명인들도 트윗의 무림 세계에서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도태되고 왕따당하고 버림받았다. 순진한 기업들만 이벤트를 미끼로 팔로우 수 늘리기에 혈안이 되었지만, 아서라, 이미 트윗을 할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온라인 세계의 앞선 자들 아닌가. 상업의 냄새를 풍기는 그 순간, 그들은 블록 혹은 언팔이라는 무기로 그들을 차단했던 것이다.

최근 여행업계에서도 트위터 열풍이 분다. 트위터는 자기 콘텐츠를 확보했을 때 그나마 양쪽 발을 안전하게 담그고 놀 수 있는 곳이다. 상업을 이야기의 외피로 포장할 수 있을 때 트위터 마케팅은 시작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만일 그것이 없다면 최소한 두 개의 행동 수칙만 기억하면 된다. ‘도배하지 말 것’, 그리고 ‘네거티브한 글은 자제할 것’.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스스로 체감하라. 최소한 그 둘만 기억하고 있다면 트위터의 세계에서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전철이나 버스에서 트위터하는 어른을 몰래 훔쳐보면 머리를 숙이고 콕콕콕 모이를 쪼아먹는 닭처럼 외로움을 콕콕콕 쪼아먹고 있는것 같다. 그래, 너나없이 다들 외로운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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