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로 들어온 물고기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라”

허니문 성수기에 앞서 펼쳐지는 웨덱스는 국내 최대 오프라인 결혼박람회로 허니문 여행업계에서는 그해 허니문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오프라인 결혼박람회의 규모와 방문객 수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여행사들은 웨덱스는 물론 대형 오프라인 결혼박람회 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에 열린 제 34회 웨덱스를 통해 대형 오프라인 결혼박람회의 미래를 엿봤다.

-방문객 감소세 뚜렷…회의적인 목소리 높아
-“단기간에 박람회만큼 받을 곳 없어” 반론도
-상담 시작되면 반드시 계약한다는 각오필요

■가을 웨덱스 뚜껑열어보니…

추계 웨덱스는 지난달 7월16일부터 18일까지 3일에 걸쳐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참가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레드캡투어, 한진관광, 롯데관광, 허니문리조트, 온누리투어, 망고투어 등 8개였다. 웨덱스는 이번이 34회 째로 1992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서울전람은 이번 웨덱스의 공식적인 방문객 수를 2만4,875명이라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개최기간 중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방문객수가 올해 춘계 웨덱스 방문객인 2만74명보다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선방한 숫자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여행사 관계자들은 방문객이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웨덱스 등 행사장 박람회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A업체는 웨덱스를 10일 정도 앞두고 참가를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람회 참가 신청이 통상 두 달 전부터 시작된다는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참가를 고려했지만 회사 내부사정으로 참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참가를 취소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방문객, 참가업체 줄어드는 이유 있다

이처럼 대형 오프라인 결혼 박람회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온라인 결혼 박람회 증가 ▲ 중소·지방 박람회 증가 ▲ 판매 창구 다변화 등이 꼽힌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상품구매에 익숙한 신세대 예비 부부들은 허니문 역시 인터넷 구매를 선호한다. 실제로 모두투어는 2009년부터 사이버 허니문 박람회를 개최해 좋은 실적을 거둔바 있다. 지난해 1월 처음 실시된 사이버 박람회에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허니문 모객이 늘었으며, 신청금을 맡긴 비중도 전년대비 22% 증가해 34%에 달했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비교 구매에 능한 젊은 사람들은 웨덱스 등 오프라인 박람회에 놀러가듯 다양한 여행사에서 상담을 받고 결국에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2년간 사이버 박람회를 통해 고무적인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중소·지방 박람회 활성화도 대형박람회의 규모를 축소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인터넷포털 네이버에 ‘웨딩박람회’로 검색한 결과 7월 마지막주 주말에 개최되는 웨딩박람회는 ▲제90회 코리아 웨딩박람회 ▲제11회 듀오웨딩페어 ▲제94회 대한민국 웨딩박람회 ▲제 3회 웨딩리더스 웨딩박람회 등이 검색된다. 이 행사들은 서울에서만 개최되는 것으로 경기권 각 도시와 지방에서 더욱 많은 박람회가 열릴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또 웨딩전문업체를 이용하는 커플이 늘면서 플래너를 통한 판매도 늘고 있다. 레드캡투어 정대봉 허니문팀장은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바쁜 일상 때문에 결혼에 필요한 것들을 전문 플래너에게 맡기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며 “플래너에게 수수료를 줘야하지만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전람 자료에 따르면 웨덱스는 2001년 봄, 7만459명의 최대 방문객수를 기록한 뒤 부침을 반복해 2009년 가을에는 1만4,855명, 올 봄에는 2만74명이 방문했다. 이번 가을에는 2만4,875명이 방문했고 참가업체는 140여개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비중 줄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모객창구

방문객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참가 업체도 감소하고 있지만 여행사들의 참가는 꾸준하다. 그 이유로는 모객 채널이 다양화되는 상황이지만 ‘단기간에 웨덱스에서의 모객만큼 할 수 있는 채널이 없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대형업체들은 200건 내외의 예약을 받았고 레드캡투어 등 직판 여행사들은 편차가 있지만 100건 내외의 모객을 했다. 물론 가계약이 포함된 수치지만 실제 모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또 결혼 박람회에는 방문객이 줄어든 만큼 참가 여행사도 줄어 실질으로 차지할 수 있는 파이도 커지는 효과도 생기고 있다.

업체 홍보를 위한 도구로도 웨덱스 등의 대형박람회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투어 중부팀 유양길 총괄팀장은 “회사 홍보 차원에서도 참가했고, 비용도 제휴사와 나눠 부담했다”고 말했다.


★웨덱스 직접 상담해 보니
“상담력에 계약건수 달려있다”

7월 18일 2시경 웨덱스를 방문했다. 박람회장은 벽쪽으로 많은 공간이 남아있어 축소된 행사를 느끼게 해줬다. 참가한 8개 여행사 중 한 곳에서 몰디브 허니문 상품을 상담했다. 전체적인 상품 설명은 크게 흠잡을 것은 없었지만 소비자 환대에는 미흡했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었다. 상담도 상담원 주도가 아니라 상담자의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봄 웨덱스에서도 상담을 받았었다. 자리에 앉자 상담원은 선호지역, 요금, 출발 시점 등을 꼼꼼히 물으며 상담자의 관심을 유도했다. 관심지역을 유럽이라고 밝히고 상담을 시작했는데 현장감있는 여행지 설명으로 기자와 동행한 여인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전자는 홀세일 여행사였고 후자는 허니문 전문 여행사였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상담력은 계약 여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홀세일 여행사는 ‘간판’이라는 점 때문에 상담력이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차피 방문객수도 줄고 참가 여행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자사 상담석에 앉힌 소비자를 수준 높은 상담을 통해 예약을 받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하겠다. 한 웨덱스 참가 여행사에 따르면 부스설치비, 꾸밈비, 전력사용료, 인터넷사용료 등을 포함해 10개 부스를 차리는 데 드는 비용으로 3,000만원, 6개 부스는 2,000만원 정도가 투자된다. 여기에는 인건비는 불포함 된 것이어서 실제 투자되는 비용은 이보다 높다.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득과실을 따지는 것은 물론 충실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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