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레일관광개발은 공기업 감사에서 코레일의 6개 계열사 중 2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해랑이 ‘JATA세계여행박람회’에서 최고상인 국토교통성 대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와 같은 발전은 얼마 전까지 적자가 심해 고민이었던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올해는 회사의 매출액도 급성장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비결을 취임 1주년을 맞은 길기연 사장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04% 성장

철도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음식이나 주류를 자유롭게 즐기고, 음향시설을 설치해 파티를 할 수도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입니다. 하지만 1년 전 처음 취임하고 보니 이러한 철도의 장점이 가려진 채 저평가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일단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기존의 코레일투어서비스란 명칭 대신 코레일관광개발로 변경했죠. 회사에 적자가 누적되다보니 실적에 미달되면 감봉을 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이었습니다. 그러니 직원들도 복지부동이었는데 이를 타파하고자 월급과 인센티브도 제대로 지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영업팀도 기존의 열악한 환경에서 조직을 개편하고 사무실 환경 개선, 회사 대표 전화 자동응답멘트 정비 등의 노력을 기울였죠.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상반기 관광레저사업 매출분석에서는 매출액 20억, 영업이익 2억5,000만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204% 성장했습니다.

■도시락도 예약시스템으로 재고 줄여

취임 전 회사는 지난 5년간 적자만 수십억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이미 흑자전환을 달성했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동원했습니다. 기차 내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의 경우 보통 1,000개 실으면 150개는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팔면 좋고 아니면 버리니까 도시락 품질에도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이를 개선해 기차표 예약 시 도시락을 주문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이를 통해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시락도 새롭게 선보였는데, 아시안런치박스(Asian Lunch Box)는 다문화 가정 및 아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깔끔한 맛을, 웨스턴런치박스(Western Lunch Box)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맛을 즐기도록 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맛을 다양화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귀뚜라미 소리와 반가운 카트

실내를 어두컴컴하게 만들기보다는 좀 더 밝게 해서 승객들이 신문도 읽고 맥주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업이 향후 수익성을 증진시킬 것으로 보는데 같은 맥락에서 카트 이동 시 귀뚜라미 소리가 나도록 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카트가 움직일 때 병끼리 부딪치면서 소리가 발생하는 것을 없애고자 카트 내 고무밴딩 처리로 소음을 없앴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트가 지나가는 소리를 고객들이 인지를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가는 KTX에 1,000명이 탄다고 치면 대단한 겁니다. 보통 슈퍼마켓에 손님이 1,000명 들어가서 2시간 이상 있다면 그 곳은 떼돈을 벌겠죠. 그러니 손님들이 카트가 움직이는 것을 모르는 것은 곧 수익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카트를 움직일 때 귀뚜라미 소리를 틀어서 고객들에게 알려드립니다. 또한 식사 후 커피라도 한 잔 하려고 카트를 기다리다가 깜빡 놓칠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카트가 올 때까지 손님은 손님대로 불만이 생기고 우리로서는 수익을 떨어뜨리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좌석 앞에 음료수를 요구하는 표식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붙이면 카트가 지나가다가 놓치지 않고 자연스레 음료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지만 조만간 대대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이런 방식으로 잃었던 수요를 재창출해 유통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입니다.

■일본에서 ‘해랑’ 벤치마킹도

여행 쪽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눈꽃열차가, 4월에는 벚꽃열차가 운행됩니다. 또한 ‘통통통뮤직까페’ 열차를 통해 음악을 통한 접근으로 미시 층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으며 상반기에만 수천 명의 송객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자전거 열풍에 맞춰 MTB 자전거열차 운행으로 많은 관심도 얻었죠. 이러한 열차 상품은 지방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철도 여행이 다양하고 재미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좋다고 봅니다. 해랑의 경우 1박에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국내 고객과 해외 이용객 비중이 8대 2정도로 국내 반응이 더 뜨거운 상황입니다. 해랑의 인기가 높자 지난번에는 일본 JR규슈의 임원들이 찾아와 상품을 직접 보고 벤치마킹을 하며 향후 3년 내에 비슷한 상품을 만들겠다고 했을 정도죠. 지금은 고가상품이지만 나중에는 가격대도 다양화 한 상품을 구성해서 이용층을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이는 기존 여행사와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서 새로운 열차 여행의 트렌드를 만든다는 취지입니다.

■렌터카와 숙박업에도 진출할 것

현재 관광여행, 유통, 테마파크, 열차승무서비스, 컨벤션 사업 등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관광레저, 테마파크 등을 더한 종합관광레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11월에는 자동차 50여대를 이용해 렌터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며, 코레일하우스를 통해 숙박까지 아우를 계획입니다.
교통, 숙박까지 다 아우르는 것이죠. 호텔은 코레일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택을 리모델링해 전통 한옥 양식 등으로 꾸밀 생각이며, 미확정이지만 폐차 예정인 새마을호를 재정비해 이른바 ‘트레인 파크’로 만드는 아이디어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만 해도 숙소가 부족해 지방까지 내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객실부족현상도 없앨 수 있고 폐자재를 활용할 수 있어 좋을 것으로 봅니다. 철도는 전 분야와 맞닿아 있는 종합산업이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진흙 속 보물과 같다고 봅니다. 잘 육성해서 국민이 사랑하는 여행 수단이 되도록 하고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길기연 사장은 퍼시픽아일랜드클럽(PIC)을 시작으로, ㈜허니문여행사 대표이사, 한국관광협회 국외여행업 부위원장, 서울특별시 시의원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코레일관광개발 사장으로 취임했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