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국내골프장 수요가 줄고 골퍼들의 시선이 해외로 쏠리고 있다.
전세기 계획이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으며, 지역에 따른 전망도 시각의 차이가 있다. 금융위기, 신종플루, 정부의 골프 자제 요청 등의 악재로 오랜 시간 주춤했던 골프 시장의 동향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악재 사라지고 호재 많아 전망 긍정적
-‘실수요 적을 것 vs 괜찮아’ 엇갈리기도

■“3년 전 호황기와 비교할 만”

골프 관련 업체들은 이번 동계 전망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패키지나 인센티브 등의 다른 분야도 올해 큰 문제없이 상승세를 탔고, 주가는 1900선을 넘어 2000선을 바라보고 있으며, 정부에서 곧잘 터져 나오던 골프에 대한 별다른 발언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외 골프를 위한 경제적, 심리적 여건은 나쁘지 않은 셈이다.

비록 부동산 침체, 환율 상승 등의 불안 요소는 있지만 ‘대세는 상승’이라는 전망이 많고, 각 골프 담당자들은 이번 동계 시즌에서 커다란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장 호황을 누렸던 지난 2007-2008년 동계 시즌에 비해서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약 80~90% 수준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갑자기 수요가 터져 나왔던 지난 동계 시즌에는 항공 좌석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물량 처리를 원활히 못했던 만큼 여행사들은 이번에는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자 노력 중이다.

■이어지는 전세기 … 골퍼는 고민 중

이처럼 올 겨울 전반적인 호조가 예상되면서 주요 골프 목적지에 신규항공사가 뛰어들거나 전세기를 띄우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하이난 이외의 지역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시아먼(하문)은 하문항공을 통해 12월9일부터 2월27일까지 주3회 운항되며, 푸저우(복주)로는 12월31일부터 1월31일까지 한 달간 대한항공 전세기가 주2회 운항된다. 두 지역 역시 골프로 입소문을 탔던 지역으로 전세기 참여 여행사들은 이번 겨울에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필리핀 클락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해왔으나 지난달 26일부터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특가 등 프로모션 가격이 나오고 있어 여행사들은 경쟁력 있는 가격 구성에 도움이 되는 만큼 이를 반기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골프장보다 호텔 수배가 문제가 될 정도라고 말하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의 신규목적지 조호바루는 아미가투어가 아시아나항공편으로 12월23일부터 3월3일까지 주2회 운항한다. 인지도는 낮지만 골프장 조건이 좋고, 기존 지역에 식상한 골퍼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어 성적이 기대된다.

타이완 카오슝의 경우 엑스포관광이 유니항공(B7)을 통해 주2회로 총10회 운항한다. 2시간30분 정도로 가깝고 평균 기온이 20도 정도로 온화해 짧은 이동시간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정기편으로 운항하는 태국 치앙마이에도 전세기 투입이 논의되고 있다. 무안-치앙마이 전세기는 컨티넨탈항공을 통해 1월 한 달간 4박6일 패턴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국토부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겨울 관광 목적지로 인기가 높은 캄보디아의 경우 골프장은 2개가 전부였으나 2006년 이후 4곳이 추가로 생겼다. 특히 씨엠립에 3개가 있는데 주변 앙코르와트 관광도 겸할 수 있고 코스가 잘 갖춰져 있어 또 다른 골프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고급 상품 원하는 이들 늘어

상품도 과거 저가에 많이 몰리던 시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골프시장이 어려웠을 때 등장한 20~30만원 대 상품은 이용해 본 골프여행객들의 불만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식사와 호텔은 엉망이고, 가격만큼 낮은 서비스, 옵션과 쇼핑 강요 등으로 악평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골프여행객들은 다른 수요보다 비교적 수준이 있다고 분류되는 만큼 이러한 상품은 곧 외면당하게 됐다. 특히 하드블록을 무리하게 진행했던 지역은 이후에도 그 부정적 이미지가 쉬이 가시지 않아 모객에 곤란을 겪고 있다. 한 예로 하이난의 경우 하드블록 소화 차원에서 저가 상품이 횡행했었고 실망도 컸다. 이후에는 정기편이 개설되면서 이와 같은 초저가 상품은 줄어들었지만 떨어진 이미지와 오른 가격이 겹치면서 지금도 시장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을 정도다.

따라서 ‘제 값 주고 제대로 즐기자’는 골퍼들이 늘어나게 된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초저가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늘어나기보다는 유지되는 추세며 중간 가격대 예약이 두터워지고 점차 고급 상품군을 원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 만족하지 못한 이들은 국내골프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도 했지만 날씨 탓에 따뜻한 지역으로 가야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점도 이번 동계 골프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변수는? ‘실수요, 날씨, 상품 질’이 관건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 일부에서는 허수를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해외 상품 문의를 할 경우 1~2군데에 하기보다는 보통 3~4군데 업체에서 알아보는 것이 보통이 됐다. 따라서 여행수요에 허수가 생기는 것에 비해 실수요는 적을 수 있다.

골프연합 김홍무 회장은 “지난해에는 항공사가 신종플루 등의 요인으로 공급을 줄였다가 해외골프 수요가 갑자기 커져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반대로 전망을 좋게 보고 공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골퍼들이 여러 곳에 견적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허수를 주의해야 하며 기대만큼의 실제 수요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날씨 또한 변수다. 워낙 이상기온이 심하다 보니 날씨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평년보다 따뜻하다면 해외골프를 갈망하는 이들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기상청은 올 겨울 전국은 찬 대륙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는 경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으나 평년기온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다는 예측을 했었다.

아울러 무작정 모객에만 신경 쓴다면 그 후폭풍이 내년에 미칠 수 있는 만큼 단지 골프 목적지 개설보다는 많은 선택이 가능하도록 상품의 다양성을 갖추고 질을 높이는 것이 숙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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