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우리사회에 미친 파장은 소니의 워크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이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소비자들에게 ‘국적’은 큰 고려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같다. 여행 서비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온라인 호텔 예약 분야에서 이 같은 흐름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근 익스피디아와 자회사인 호텔스닷컴, 아고다 등 외국계 온라인 호텔 예약 업체들이 한국시장에 투자를 대폭 늘리는 모습이다. 특히 위 업체들은 직판은 물론 제휴 업체를 찾아 B2B 시장도 적극 공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텔스닷컴의 경우, 올해보다도 광고 예산을 늘려 인터넷, 케이블TV 등에서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한국적인 전략, 섬세한 고객서비스를 내세우지만 이 또한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 외국 업체들은 이제 ‘학습기간’을 마쳤다며, 한국화된 서비스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어 상담이 가능한 콜센터를 운영하는 외국 업체도 있다.

문제는 우리 여행업계가 이처럼 자본력과 막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에 진출하고 있는 업체들을 단순히 ‘호텔 예약’ 분야에 국한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익스피다아가 우리나라에서 항공권 예약과 렌터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지만 이미 ‘여행 고수’들은 본사 사이트를 방문해 렌터카와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 FIT 여행객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는 우리 업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호텔스닷컴은 지난 2년간 매해 세자리수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하는데 세자리수라면 100~999% 중 어디쯤일 테고 100%든 999%든 급격한 성장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수요를 자연증가분이라고 볼 것인가? 점유율 싸움에서 한국 업체들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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