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KTX 2단계 개통에 이어 오는 15일에는 서울-마산 KTX도 운행에 들어가고, 2011년 말경에는 KTX 전라선(용산-서대전-익산-여수)도 개통된다. 여기에 14일에는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도 개통되는 등 기차여행의 인프라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기차여행의 르네상스’를 열겠다는 홍익여행사 황윤하 대표는 그래서 신바람이 났다. 말단직원에서 시작해 사령탑에까지 오른 ‘기차여행의 원로’ 황 대표의 기차여행 스토리를 들었다.

■말단에서 시작해 사령탑 올라

홍익여행사는 1983년 홍익회가 기차여행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로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입니다. 최초의 기차여행 전문여행사로서 3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셈입니다. 현재 기차여행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 중에서도 홍익여행사가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큽니다. 1987년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저 역시 기차여행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흐름과 함께 한 셈입니다.

홍익여행사는 홍익회 내부의 잡음이 발단이 돼 2000년에 민영화됐는데, 처음 인수한 곳은 경주코오롱호텔이었습니다. 당시 홍익여행사가 운영했던 신혼열차 상품의 숙박호텔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죠. 이후에 한 번 더 대표가 바뀌는 과정을 거쳐 2005년에 제가 인수했습니다. 말단부터 쌓은 경험이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공기업 출자 여행사 시절에는 이런저런 제한이 많아서 업무진행 과정에서 답답함도 많이 느꼈는데요, 여행사의 경우 선지출, 후결재 경우도 많은데 공기업 특성상 그런 게 불가능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민영화 결정이 오히려 홍익여행사 입장에서는 잘 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규모나 매출액이 더 좋아진 것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 롯데제이티비 등에 파견된 직원을 포함해 18명인데 연간 약 10만명 정도의 실적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비교거부 … 기차여행의 매력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버스여행에 비해 기차여행은 100%는 아니더라도 97% 정도 출발보장이 된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버스는 출발인원 부족으로 불발되는 경우도 많지만 기차여행은 1명이든 2명이든 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놓치는 고객이 없는 거지요. 그래서 수익률도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기차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버스여행보다는 비싸지만 빠르고 편하게 여행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두껍기 때문입니다. 버스여행 상품보다 종류도 더 많고요. 홍익만 하더라도 80개 정도의 기차상품을 상시운영하고 있고, 계절별로 특별상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정 시즌에 운영하는 계절성 상품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정동진 해맞이 열차인데요, 이 상품도 홍익여행사에서 2000년대 초반에 처음 만든 것입니다. 지금이야 전세 기차상품이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다들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홍익에서 최초로 전세 기차상품으로 정동진 해맞이 상품을 성공시켰고 지금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도-흑산도 관광열차, 거문도 관광열차, 신혼열차 등도 홍익에서 최초로 만든 상품들입니다.

물론 기차여행의 한계도 있지요. 버스야 처음부터 끝까지 버스 하나만을 이용하지만 기차여행은 현지 연계수송편도 이용해야하고, 출발시각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애를 태워야 하는 경우 등입니다. KTX 마산선 예약이 개시된 오늘(7일)처럼 표 확보를 위해 전 직원이 새벽 5시에 출근해야 하는 것도 일상사입니다. 철도단말기 3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기차역으로 출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해외여행 상품의 핵심이 항공좌석 확보인 것처럼 기차여행의 기본은 바로 기차좌석이니까요.

■인프라 속속 확대 “할 일 많다”

기차여행 인프라가 계속 확충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지난달 KTX 2단계 개통에 이어 15일에는 마산선도 운행에 들어갑니다. 내년 말 쯤에는 KTX 전라선도 개통될 예정이고요. 거기에 14일 부산과 거제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도 개통합니다. 기차여행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상품 운영상에서도 훨씬 다채로워지는 것입니다. 외도 상품만 보더라도 기존에는 최소 무박2일이나 1박2일이어야 했는데 이제는 당일상품도 가능해졌습니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거제 통행시간이 기존 2시간10분에서 40분으로 단축되고, 부산뿐만 아니라 마산에서 들어가도 되니까요. 거가대교는 세계 최장이고 해저터널도 거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관광상품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관련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특히 내년에 KTX 전라선이 개통되면 그야말로 ‘기차여행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입니다. 상품 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운영도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봤을 때 기차여행의 가장 좋은 축은 KTX 마산선으로 내려갔다가 전라선으로 올라오는 코스입니다. 내년에 전라선이 개통되면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많은 일들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 기차여행의 르네상스를 여는 데 홍익여행사가 앞장서고 싶습니다.

■한 눈 팔지 않고 한 우물 팔 것

여행사니까 해외상품이나 버스상품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홍익은 지금까지 기차여행만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기차여행 하나만으로도 할 일이 많고 벅찬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데 눈을 돌릴 겨를도 없습니다. 기차여행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아웃바운드 부문이 ‘사스’다 뭐다 해서 휘청거릴 때에도 기차여행은 이렇다할 타격이 없었는데, 외부 변수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특성도 힘이 되는 요소입니다. 다만 기차여행 역시 트렌드는 변하고 있습니다. 레일텔(기차+숙박)에 렌터가를 이용하는 자유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면서 앞으로도 기차여행 전문여행사로 활동할 작정입니다. 능력 있는 직원에게 물려 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성장하면 더 바랄 게 없고요.

글=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사진=박우철 기자 park@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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