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필
청주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jplim@cju.ac.kr


사상 최악의 지진 중의 하나로 집계되는 일본 동북부 쓰나미 여파로 일본열도를 넘어 전 세계가 그 가공할 만한 파괴력과 피해를 직시하며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자연재해는 해당 지역사회에 미친 피해와 동요뿐 만 아니라 일본 전체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환경적 영향까지도 파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자연의 힘’ 앞에서의 인간은 한낮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과 함께 그들이 일궈놓은 문명과 고도산업 또한 하루아침에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가혹함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인간으로서는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힘든 외부환경변수가 발생했을 때, 현대사회의 다양한 많은 산업들은 직간접적인 영향과 피해를 입게 되는데, 여러 산업 중에서 아마도 가장 먼저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산업이 여행, 항공산업을 필두로하는 관광산업이라 말할 수 있다. 이는 천재지변, 경기침체, 금융불안, 유가, 환율, 테러, 질병의 창궐과 같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환경변수가 비즈니스 혹은 관광 목적의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목적지로의 이동 행위를 가로막으며, 본질적으로 ‘떠나고 싶다’는 관광심리 및 동기 유발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재해를 계기로 필자도 냉혹했던 외부상황들로 폭풍이 휘몰아쳤던 항공사 재직 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멀리 보면 IMF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9.11 미국테러, 사스(SARS), 조류독감, 고유가, 미국발 국제금융대란, 경기침체, 고환율, 신종플루(H1N1) 등 마치 주기적으로 터져버리는 듯한 대처하기 힘든 ‘외생변수’에 고민하며, 리스크(risk)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썼던기억이 난다.

관광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외부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향의 정도도 크게 받는 산업 중 하나다. 또한 관광산업은 관광의 주체인 관광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사회와 나아가 국가 전체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적 측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오늘날의 관광기업은 비즈니스 수행 과정에서 외부 환경을 간과하지 말고, 최대한 예측해야 한다. 결국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기능적 외부환경변화를 미리 대비하고 동향을 앞서 파악하는 역량이 위기를 극복하고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산업사회는 불안전하고 변화무쌍하며, 전략적인 이합집산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거나 최대한 감소시키기 위해 눈앞의 현실을 검증하며 확인하려 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관광산업의 경영주체인 관광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예상치도 못했던 외부환경 변수로 인해 큰 리스크에 부딪혔을 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리스크에 대처하는 위기극복능력이 요구되며, 동시에 얼마만큼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더라도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외부환경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미래에 다가올 예상치 못한 외부 위협 요인과 충격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결과는 상이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수요의 편재성과 높은 고정비용이라는 과제와 고민을 늘 갖고 있는 관광서비스산업은 이러한 스스로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외부환경변수에 대한 대비와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적인 마인드를 함양하는 동시에, 그 흐름에 대한 분석과 정확한 파악이 경영성과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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