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여행업이 어떤 업종보다 외부 변수에 취약한 산업이며, 실제 직원들이 체감하는 피해수준도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치, 경제, 환경 중 어느 한 부문이라도 흔들리면 바로 타격을 입는 곳이 바로 여행시장이다. IMF와 미국발 금융위기, 사스, 연평도 등을 겪으며 익히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외부의 ‘위험 요인’은 가장 많이 안고 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잘 될거야’라는 기대감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이야기, 일단 좌석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무리하게 블록을 잡았다가 좌석 소진에 애를 먹는다는 이야기 등 ‘일본 변수’에 허둥지둥하는 모양새다. 그저 폭탄 할인가를 내세우며 마이너스 물량만 채우는 여행사도 많다.
최근 경영계의 화두는 ‘기업 복원력’이라고 한다.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작은 변수에도 폭삭 내려앉는 회사가 많지만, 위기 관리 능력이 강한 회사는 화재로 건물이 사라져도 다음날 꿋꿋이 영업을 재개할 정도로 대처에 능하다. 기업 복원력을 기르는 방법은 무조건 막대한 자원을 넣으며 대박을 기원하지 않고 회사 전체가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미 IBM, 질레트 등 외국의 기업들은 위기 대응 전담 부서를 상시적으로 가동하고 부서에 주요 의사 결정권까지 쥐어주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일본 지진만 아니었으면 올해 ‘대박’이었을텐데…”라는 무의미한 한탄만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위기’까지 내다보는 혜안을 이번 기회를 통해 길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