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kyonghae@commkorea.com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9년 5월25일호에 미래 직장의 모습을 10가지 테마로 분석한 ‘직장의 미래(The Future of Work)’를 커버스토리로 게재한 바 있다. 이 기사는 10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고, 직장의 변화와 달라진 업무 스타일이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영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만 기업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제시했다.

타임지가 지적한 10가지 구체적 변화는 ‘미래 부상 직업’, ‘경영전문가의 윤리의식 강화’, ‘직장 복지의 축소’, ‘업무 유연성 제고’,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연장’, ‘여성의 영향력 강화’, ‘녹색 일자리 창출’, ‘X세대의 부상’, ‘미국 제조업 경쟁력의 지속’과 ‘업무 방식의 변화’ 등이다. 이 중 ‘여성의 영향력 강화’ 부분을 면밀히 주시해 보자. 여성의 영향력 강화란 곧, 경영방식의 우수성, 풍부한 고급인력, 높은 구매력 등으로 인해 미래 직장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야, 세심한 배려, 조정자·협조자로서의 역할, 변혁적 리더십(비전공유, 동기유발) 등 여성의 강점을 특징으로 하는 경영방식이 부상할 것이며, 풍부한 여성 고급 인력은 미래 인재 부족 문제를 해소할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은 이미 소비의 83%를 차지하는 등 시장의 영향력 있는 수요자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여성 소비자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여성 근로자의 중요성 역시 증대될 것이다. 이처럼 일에 있어 여성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성과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여성 친화적 업무 환경으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의 여행업계에도 여성 CEO와 중역 급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타임지가 지적한 직장의 변화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다고 한다. 첫 아이를 낳은 후 두 부부 중 1명이 집에 남아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이 때 남편이 맡는 사례가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남편을 부르는 신조어가 ‘하우스허즈번드(househusband)’이며, ‘하우스와이프(housewife)’ 못지않게 점점 친숙한 단어가 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한 주요 부처가 공개시험을 통해 직원 80명을 선발하는데 성적순으로 보니 1등에서 60등까지 여성지원자가 독차지 했다. 업무 특성상 남성이 꼭 필요한 부분이 있는 특수기관이어서 남성을 더 많이 선발하기는 했지만, 이런 놀라운 현상들이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남성들이 더 분발한다고 이와 같은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타임지가 지적한 첫 번째 변화가 미래부상직업이 ‘High Tech, High Touch, High Growth’로의 발전이다. 하이터치는 감성적(emotional) 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훨씬 더 감성적이기에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에 본질적으로 더 적합하다.
여행업계의 경영자들도 이러한 변화를 직시해 여성 중역들을 더욱 많이 전면에 배치해 구매력이 높은 여성 고객들을 향한 하이터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어려운 사업 여건을 해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경영하고 있는 홍보(PR) 업계에도 여성들의 부상이 현저히 눈에 띄고 있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 여성 직원들이 대고객·대언론과의 관계를 원활히 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PR 회사 내부에서 여성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성들 대부분은 대한민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갖고 있는 많은 장점 때문에 정치판에서도 여성들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정치판을 쇄신해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이 여론조사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곧 모계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푸념이 들리고 있다. 결혼까지도 늦추거나 포기하면서 당당히 자신의 이력을 관리하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사회가 더 많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사회현상을 인정하면서 타임지가 지적한 ‘‘여성의 영향력 강화’ 를 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경영자는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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