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사이트나 여행신문 구인란에 올라오는 채용 정보를 보면 많은 기업들이 ‘가족 같은 회사’라는 카피를 애용하고 있다. 대부분 소규모 회사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 문구를 사용하는 회사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족 같은 회사’라는 말에는 상투성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가 얼마나 전문성이 결여돼 있는지 자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모를 떠나 회사는 회사다워야 한다. 대기업만 회사같은 회사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딸린 식솔들이 많다 보니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노사간에 갈등이 빚어지면 큰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대기업에는 그만큼 큰 책임감이 요구되는 것이 맞다. 허나 실상은 중소 규모 회사들에서 빚어지는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잘 안다.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직원들의 희생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기업들은 위기에 앞서 안전장치를 찾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심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좋은 회사’에 대한 정의와 사회적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시대의 조류와 사람들의 정서가 달라지는 까닭이다. 최근에는 ‘놀이터 같은 회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구글이나 유튜브의 사무실을 보면 이곳이 일터인지, 놀이방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자유 분방한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한국 여행업계에서 이같은 ‘파격’을 실행할 가능성도 당위성도 없지만 참고할 만한 사례라 생각된다.

다시 ‘가족같은 회사’와 여행업계의 현실을 생각해본다. 과연 2011년에도 ‘가족 같은 회사’라는 가치가 ‘군신유의’, ‘부자유친’ 등의 덕목처럼 유지할 만한 것인가? 어떻게 형처럼 따르던 사장을 배신하고, 노하우를 다 뽑아가 새로운 회사를 차릴 수가 있느냐고 격분하는 ‘온정파’ 사장이 있고, 직원들이 최대한 배워서 새로운 회사를 차렸으면 한다, 경쟁사가 돼도 좋다는 ‘쿨한’ 사장이 있다. 어느 사장이 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을 가진 것인지, 어떤 회사가 미래의 한국여행업계를 이끌어 갈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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