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은 남이 권하는 술은 마다하지 않는 애주가다.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에 껄끄러운 일이 생기면 맘맞는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술한잔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스타일로 다른 직장인과 같이 술자리가 많은 편이다.
불과 몇 년전에만 해도 배가 나왔다는 말을 듣지않고 지냈었는데 언제부턴가 허리띠가 길어지고 밥을 먹고나면 식식거리면서 부담이 되고, 식은 땀이 나고, 급한 일로 계단을 몇층 뛰어 올라가면 숨도 차다. 휴일 집안정리 중에 자꾸 허리도 뻐근하고, 무릎도 시큰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좌우지간 요즘 들어서는 상쾌함보다는 피로감을 더 쉽게 느끼게 된다.
직장에서 해마다 하는 정기 신체검사에서 작년까지는 정상이었는데 이번 검사결과는 간에 지방이 끼었고, 피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며, 혈압이나 혈량치가 높은 상태라고 한다. 병원에서 재검결과 체중조절을 권유받고서야 김과장은 자기 몸을 비로소 돌아볼 수 있었다.
먹고 살기가 충분치 않았던 과거에는 흔하지 않아 별 관심이 되지 않았던 비만증이 요즘에는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중년층 비만환자들은 튀어나온 배로 인해 보기에도 흉할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질환, 뇌졸중 같은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체중조절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비만의 원인은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습관으로 인한 경우도 많다. 선천적인 경우 가족중에 비만환자가 있으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후천적인 경우는 대개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비만이 병이냐 아니냐는 문제는 이제 더 이상의 토론거리가 아니다. 단순 감기가 치료받지 않고도 낫거나 아니면 소위 운이 없어서 페렴같은 합병증으로 진행하는 양상과 같이 퉁퉁한 상태로 별 문제없이 평생을 살수도 있겠지만 각종 질환에 걸려 힘든 상태가 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 분명히 치료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비만의 치료로는 크게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있는데 그밖에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리치료나 생활습관의 조정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술이나 음식으로 이를 보상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건강유지에 있어 적신호를 나타내게 한다.
매일매일 규칙적인 식사가 필요하며 저녁식사 이후에는 음식을 멀리 하고 간식도 삼가도록 한다. 육류보다는 야채 및 생선 중심으로 식생활을 변화시키는 것도 좋으며 특히 술은 고칼로리어서 안주와 함께 조심해야 할 식품이다. 무리한 식이요법은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고, 식이요법만 치중하게 되면 살이 빠졌다. 늘었다 하는 요요현상이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요법을 동반해야 한다.
비만은 방치해서는 안될 질병이라고 여기고 질병의 완치라는 인식 하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약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한국육군군의관, 육군본부 의무실 ▲미국 뉴욕대학 의대 재활의학 전공의 수련 ▲미국 남 일리노이의대 교수 및 Veterans 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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