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판여행사협의체(DSA) 대표를 맡은 참좋은여행 윤대승 사장은 DSA를 통해 “전세기 사업을 함께해서 출혈경쟁을 막아보겠다”고 밝혔다.

-내년 봄 공동 전세기 사업 고민하는 중
-업체마다 성격 다르지만 제도로 보완



최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손을 잡고 항공 공급을 조절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로 했다. 호텔앤에어닷컴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직판 여행사들의 임원진들도 한자리에 모여 직판 여행사의 미래를 놓고 공생의 길을 모색 중이다.<본지 11월14일자 1면> 직판 여행사들은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는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직판 여행사 협의체(Direct Sales Association, DSA)를 만들었다. 협의체 대표를 맡은 참좋은여행 윤대승 사장을 만나 직판여행사의 현 실정과 내년도 전망을 들었다. <편집자 주>

-직판 여행사 협의체는 어떤 모델인가.
이번 달 몇 개의 직판 여행사 임원진이 모였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직판 여행사 협의체를 운영해보자로까지 논의가 확장됐다. 현재 협의체에 포함된 업체는 8곳(노랑풍선, 레드캡투어, 롯데관광, 세계KRT, 온누리투어, 자유투어, 참좋은여행, 한진관광)에 불과하지만 업체를 한정한 것은 아니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롯데관광 김효중 이사가 간사, 내가 대표를 맡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정한 것은 없다. 지금은 친목도모 차원에 가깝지만, ‘전세기 사업’을 함께해서 출혈경쟁을 막아보자는 협의체의 뜻은 계속 가져갈 것이다. 그동안 여행사는 스스로 나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존재였다. 직판은 소비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비행기 한 대를 직판 여행사가 함께 달려들어 고루고루 좌석을 나누고 광고를 내면 왜 못 팔겠는가.

-협의체가 추진하는 전세기 사업은 이전과 무엇이 다른가.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구도를 재설정하겠다는 거다. 직판 여행사는 항공권을 대행해서 팔아주는 일개 대리점이 아니다. 더 이상 항공권을 판매하는 부속품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여행사들은 개별적으로 항공사와 협상을 하면서 제각각 손해를 봤다. ‘너 죽어야 나 산다’는 방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함께 움직이면 불필요한 기싸움을 줄일 수 있다. 내가 기대하는 부분은 협의체가 공동으로 움직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여행사 혼자서는 도저히 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신규 지역에 항공기를 공동으로 띄울 수 있지 않겠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품이 같다. 기존의 시장을 계속 우려먹어서는 더이상 여행사가 수익을 볼 수 없다.

-개개의 여행사가 모인 협의체가 질서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여행사는 기본적으로 자기 업체의 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세기 사업은 돈이 걸린 문제이므로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협의체가 전세기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판매도 공동으로 끝까지 해야한다. ‘나는 다 팔았으니까 끝’ 이런 차원이 아니라 타 여행사의 좌석도 협의체라면 적정한 가격으로 팔아주면 된다. 그래서 ‘제도’라는 게 필요하다. 현재 합의한 제도는 없다. 앞으로 협의체가 논의를 통해 만들어 가야 한다. 약속을 어기고 협의체의 질서를 흩트리면, 강제적으로 협의체에서 제명하는 형태도 규제의 한 방법이다.

-당장 동계 전세기를 함께 추진할 생각인가.
사실 사이판, 씨엠립, 치앙마이 등 주요 동계 휴양지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하고자 고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공급이 넘쳐나는데, 항공기를 더 넣으면 분명히 덤핑 경쟁으로 확대될 것이라 판단했다. 재촉해서는 일을 그르친다. 당장 직판 여행사마다 규모가 다르고 직원들마다 생각도 분명히 다를 것이다. 일단 협의체에 참여하는 여행사 스스로 협의체가 함께 움직이면 나 하나가 잘못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면 협의체에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내년 봄 시장을 보고 갈 생각이다.

-직판 여행사로서 무엇이 가장 어렵나.
갈수록 여행사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가계 빚이 최대라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등 시장 상황은 내년에도 좋지 못할 것이다. 여행업은 항상 어려웠던 것 같다. 직판 여행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힘들다. 소비자를 직접 대하기에 품은 많이 들지만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데는 취약하다.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시장상황에 주도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직판 여행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다.

패키지 시장에서 볼륨만 자꾸 키워서는 미래가 없다.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전진하고 있고 여행사는 그저 피 터지게 서로 싸우는 모양새다. 업계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전화 상담은 갈수록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온라인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상품 개발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항공 요금으로는 여행사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힘들다. 그룹 요금, 인디비 요금 이렇게 2개만 놓고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내기는 무리다. 출발이 보장되는 상품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인원수 채우기 싸움을 하는 거다.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 보면, 여행업은 정체된 산업이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 급변한다는 의미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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