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여행의 맞춤형 대표,에이투어스(Atours) 안설영 사장

“손님은 왕이 아니다.” 대한민국 하이엔드 고객의 맞춤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투어스(Atours) 안설영 사장의 말은 뜻밖이다. 2005년 에이투어스 설립 이전에 13년간 클럽메드 코리아 사장으로 재임했던 안 사장. 여행업에 잔뼈가 굵은 그녀의 말이기에 더욱 그렇다. 안 사장은 소비자의 입김 하나하나에 좌지우지되는 여행업계를 바라보면서 여행인들이 당당하게 소비자와 대등한 위치에 오를 것을 주문했다. 철저한 프로 정신으로 뚝심 있게 사업을 경영해 오면서, 안 사장은 결국 여행사와 소비자 그리고 파트너사 간의 공정거래는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절감했다.



■창업하고 3년간 지구 세 바퀴

고품격 맞춤여행사를 경영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서비스의 가치를 알아봐줄 고객을 찾는 작업이었습니다. 클럽메드에서 젊은 30~40대 고객을 상대해 오면서 지금의 사업을 구상하게 됐는데요, 제 나이의 소비자들을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줄 수 있는 고품격 여행 상품 시장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럭셔리 FIT를 겨냥한 여행사를 설립하고, 경영 초기에는 상품개발을 위해 제가 직접 현장을 살폈습니다. 아마 3년간 지구를 세 바퀴 정도 돌아다녔을 것 같아요. 클럽메드를 경영하면서 전 세계에 쌓은 네트워크 위에 저만의 노력을 쌓았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지 않은 상품은 ‘디테일’을 놓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그것이 고객에게는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죠. 정보수집에만 투자한 돈이 어마어마합니다.

■상위 1% 타깃만으로는 어려워

우리나라에서는 상위 1%만을 타깃으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자신의 계층과 명성에 걸맞게 ‘여행’에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소비층이 아직 많지가 않죠. 하이엔드 고객을 위한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유지하되, 고급 여행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층까지 포섭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꼭 상류층만을 위한 여행사는 아니지만, 설립 초기의 모토는 무너지지 않게 그 선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층을 넓히면 확실히 회사가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넓어집니다. 하지만 타깃 층이 늘어날수록 조직도 방대해지고 서비스 품질 하락과 조직 운영비 증대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죠. 에이투어스는 밀도 있는 조직으로 확실한 소비자층을 중점으로 뒀기 때문에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상담기획료’를 받는 여행사 표방

제가 직접 발굴한 전 세계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고객 하나하나의 일정을 조율하기 때문에 ‘견적’을 내는 일조차 엄청난 투자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대한 여행 정보는 절대 공짜로 얻어지지 않았죠. 저의 이러한 철칙 때문에 ‘에이투어스’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상담기획료’를 받는 여행사일 수도 있습니다. 간혹 상품을 의뢰하는 고객 중에는 여행사가 제공하는 고급정보를 ‘공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저와 저희 직원들이 밤을 새워가며 단 한명의 고객을 위해 최상의 여행 일정을 짜 두면, 그 견적 그대로 타 업체에 보다 저렴하게 맡겨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여행 정보’를 개인에 맞춰 재구성하는 일이 ‘노동’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만다는 것이죠.

모든 여행정보는 기본적인 것을 제외하고 개인이 만든 ‘유료 상품’입니다. 그래서 에이투어스는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일단 상담하고 견적을 받은 고객에 한해서는 20~50만원 선의 ‘상담기획료’를 받습니다.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금액을 상정합니다. 그 손님을 위해 투여한 시간에 비례해서 금액은 올라가지요. 물론 초기에는 ‘상담기획료’를 언급하면 문의하는 고객 중에 열에 아홉은 전화를 끊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중 40%는 상담 기획룔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여행 저작권’을 인정해주시는 거죠. 여행이 실제로 진행되면 상품 가격에 상담기획료가 포함됩니다. 향후에는 80% 정도로 상담 성사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 기대합니다.

■고객에게 자신있게 요구하라

여행업계가 자신들이 생산하는 서비스의 가치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일은 에이투어스뿐만 아니라 전 여행업계에 결부된 문제입니다.
‘상담기획료’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산물인데요, 단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물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악수일 겁니다.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여행업계가 소비자와의 동등한 파트너십을 맺고 ‘공정거래’를 향해 가는 데 일조한다고 봅니다. 맞춤 여행을 제공하는 여행사뿐만 아니라 일반 패키지를 파는 여행사들도 모두 향후에는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무조건 손님이 왕이다’라는 자세는 점점 더 여행업계를 궁핍하게 만듭니다. 물론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여행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확립돼야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신바람이 나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객을 위해 호텔 하나를 고르는 것, 고객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 레스토랑을 찾는 것... 이런 노동은 엄청난 현지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여행 지식의 가치를 자각하고, 여기에 일정한 금액을 붙이는 데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제가 여행업에 오랜 시간 몸담아 왔기에 애정 어린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거겠죠.

■맞춤여행 상품 마진율 15% 웃돌아

손님에게 받은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음가짐과 자신의 네트워크가 결합된다면, 상품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은 반드시 나타납니다. 에이투어스도 그런 고객을 꾸준히 만나 왔고, 창출해왔고, 늘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주력하고 있는 상품은 베트남 닌난베이 지역의 식스센스 리조트입니다. 최고급 리조트의 가치를 알아주는 손님과 식스센스를 발굴한 저의 자신감이 동등하게 만나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는 향후 신뢰관계로 이어집니다.

고객 중 30%는 저희 회사 상품을 재구매하고 주위에 홍보해주시죠. 이분들을 통해 저희 회사는 닌난베이 식스센스 상품을 연간 40명 수준으로 모객하다가 올해 350명을 보냈습니다. 당연히 식스센스 쪽에서도 우리와 관계가 구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고급 상품은 마진율이 15%를 웃돕니다. 공정하고 대등한 관계는 결국 모두의 이익인 것이죠.

향후에는 지금 사업 규모를 두 배로 키워서 안정적인 고품격 맞춤여행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여행업계 사람들이 함께 경영 철학을 나누고 마케팅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습니다.

진행·사진=최승표 기자 hope@traveltimes.co.kr
정리=양보라 기자 bora@traveltimes.co.kr


▶에이투어스(Atours)
사장│안설영
주요사업│고품격 맞춤여행 전문
www.atours.co.kr
주소│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3-4 롯대캐슬 아이비 102동 1405호
전화·팩스│02-572-2622 / 02-572-3599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