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로의 이규진 사장에게 2012년은 각별한 해다. 오는 12월1일부터 일본의 국가 브랜드 개선 사업인‘쿨재팬’의 한국대표로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간 경험을 통해 새로운 여행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숙박예약웹사이트 큐슈로를 운영하던 2003년도부터 쿨재팬의 한국대표가 된 지금까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여행업계에 뛰어든 그의 경영스토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 안주가 아닌 도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규슈 료칸 전문에서 일본 전역 숙박 예약으로 확장
-일본 특산품 수입·판매하는 사업으로 여행상품 기획




■규슈 료칸에 매료돼 ‘큐슈로’ 오픈

처음 여행업계에 들어오게 된 것은 여행잡지를 창간하면서부터였습니다. 여행상품을 모아 인덱스북처럼 만들었는데 당시 한국 여행상품들로는 그다지 변별력이 없어서 2년만에 그만두고 말았어요.

그러던 차에 일본경제산업성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한 비지트 재팬(Visit Japan) 캠페인의 규슈지역 광고홍보대행을 맡게 됐습니다. 그때가 2003년인데 2년간 규슈를 알리는 역할을 맡으면서 ‘규슈를 대표할만한 이미지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규슈는 가는 곳마다 료칸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때마침 여행객유치사업 공모전이 있어 여기에 규슈 료칸을 한국사람들에게 소개하겠다는 료칸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2005년 1억엔 지원금을 받아 큐슈전력, 큐덴인포콤 등 6~7개의 민간단체와 함께 규슈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것이 큐슈로의 시작입니다. 훗날 2007년 규슈전력이 100% 출자한 IT컨설턴트기업 큐덴인포콤과 지분 인수 협의를 해 민간단체 프로젝트에서 온전히 규슈 료칸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로 자리잡았습니다.

■시작은 미약, 차근차근 한발씩

큐슈로는 오는 12월부터 또 한번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여행’과의 계약으로 거래가 가능한 숙박업소가 300개에서 1500까지 늘어났습니다. 이제 실시간 예약이 가능해집니다. 아시아나항공과 숙소가 결합된 에어텔 상품도 예약도 할 수 있지요.

큐슈로가 타 업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행사 패키지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개별여행객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니뽄 렌터카와 전속 계약이 되어있어, 숙박과 교통수단만을 원하는 고객에게 유용하죠. 때문에 별다른 관광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꾸준히 개별여행객의 수요가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노하우가 쌓이기 전에 어려운 점도 많았어요. 저희 회사는 여행사 출신 직원이 없었고 여행업계 네트워크도 부족했거든요. 사소한 콘텐츠 하나도 다 내부에서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다른 업체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으니 오히려 장점이 됐죠.

■일본 문화 알리는 ‘도토리노모리’

2012년부터는 큐슈로의 운영과 더불어, 쿨재팬의 일환인‘도토리노모리’라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쿨재팬이란 지난 10년간 진행된 비지트재팬에 이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국가 브랜드 캠페인입니다. 쿨재팬이라는 이름은 국가매력지수(GNC)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지어졌습니다. 작년 쿨재팬은 각 나라별로 일본의 문화콘텐츠를 알릴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규슈 지역의 먹거리와 토산물을 한국에 알리겠다는 콘셉트의 ‘도토리노모리’가 채택됐죠. 내년3월까지 2000만엔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도토리노모리’는 대기업의 제품이 아닌, 작더라도 오랜 전통을 지닌 가게의 제품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입니다. 오랫동안 일본 료칸을 접해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저는 항상 작고 소박한, 그러나 일본 특유의 고집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아이템에 흥미를 느꼈어요.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인 ‘고토우동’, 규슈 대두를 사용한 일본식 된장 등 도토리노모리의 모든 제품은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죠.

■특산품 통해 여행상품 유도

그러나 도토리노모리는 단순히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의 문화를 알리고 일본여행을 활성화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죠. 도토리노모리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곧 여행과도 연결됩니다. 도토리노모리의 대표상품인 당근잼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유후인 3대 료칸 중 하나인 ‘타마노유 료칸’에서 직접 만든 이 당근잼은 실제 타마노유 료칸 아침식사에서 쓰이는 잼입니다. 소비자는 이 잼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료칸에 대한 역사, 정보 등을 함께 알게 되고 이로서 간접적으로 료칸을 ‘체험’하게 되죠.

■작은 것의 가치를 아는 것이 힘

이 과정에서 큐슈로가 간접체험을 실제 여행으로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큐슈로 웹사이트와 도토리노모리 웹사이트를 연계하고 도토리노모리 제품을 테마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것이죠. 쿨재팬으로 일본 곳곳을 소개하고, 큐슈로로 일본 곳곳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랄까요.

예전에는 여행이 관광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경험을 중시하게 되었죠. 이제 앞으로는 현지인의 삶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으로 점차 변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세세한 정보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여행형태를 창출해내야 합니다.

사실 큐슈로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어요. 여행업계에 뛰어들게 된 것도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항상 ‘작은 가치들이 모여 큰 가치가 되고 그것이 새로움을 창출해낸다’고 믿었습니다. 이번 도토리노모리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한국에 숨어있는 보물들을 찾아내 일본에 알리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큐슈로
대표 이사│이규진
주요사업│일본숙박예약, 규슈 특산품 판매
홈페이지│큐슈로 www.kyushu.or.kr
도토리노모리 cooljapan.kr
주소│서울시 중구 정동 1-28 신아기념관 201호"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