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육상운송사업 시대의 막을 올린 한일고속은 버스 운행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연안해운운송사업자’를 역임해왔다. 1977년, 페리 사업에 진출한 뒤 1979년부터는 내륙과 제주도를 잇는 최단 항로인 완도-제주도 노선의 단독사업자이다.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해운운송사업을 진행해 온 한일고속은 완도-제주 노선에 23일부터 투입된 초쾌속선 ‘블루나래호’ 취항과 더불어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선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선봉장에 선 인물이 올해 4월 한일고속에 부임한 최지환 부사장이다. 블루나래호 취항식을 3일 앞둔 20일, 최 부사장을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편집자 주]




-3시간서 1시간40분으로 단축
-예약 및 결제 시스템 전산화

- 완조-제주 노선에 쾌속선을 취항하게 된 배경은
초쾌속선 블루나래호 사업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루나래호는 내륙과 제주를 잇는 최단 노선인 완도-제주 구간을 1시간40분만에 연결하는 쾌속선이다. 3,000톤급 중형 선박으로 572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74대 차량을 실을 수 있다. 블루나래호 이전에는 6,000톤급 카훼리1호와 600톤급 카훼리3호를 운항했다. 1호 여객 정원은 975명, 차량은 250대까지였고 3호는 255명의 여객과 차량 30대를 적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두 페리가 교차 운항됐는데 이동시간이 3시간 정도가 소요됐고 여객과 화물의 적재 비중도 비슷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고객의 요구가 점차 세분화된다는 점을 느꼈다. 전체 여객의 70%를 차지하는 관광객들은 뱃길여행의 운치를 간직하되 이동 소요시간을 최소화하려 한다. 이에 23일부터 취항하는 블루나래호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사업이다. 철저히 여객 중심인 선박으로 이동 시간도 대폭 축소됐다. 이제 고객은 자신의 여행 콘셉트에 맞게 페리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 블루나래호를 이용한 상품 전망은?
대원여행사와 테마관광여행사가 1박2일, 2박3일 일정의 상품을 출시했다. 제주도에 블루나래호를 타고 입도한 뒤 렌터카나 자가용, 버스 등을 이용해서 제주를 여행하는 상품이다. 올레길 여행, 한라산 등반, 골프 투어 등으로 여행테마도 다양하다. 하지만 여행상품 목적지가 ‘제주’에 국한된 것이 아쉽다. 여객선을 통해 제주에 입도한다면 다양한 국내 여행 목적지 설계가 가능해 제주 여행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 가령 완도-제주노선을 이용한다면 해남과 완도를 제주여행일정에 포함시킬 수 있다. KTX로 광주까지 이동하는 경우 광주-완도구간에 무료로 제공되는 버스 서비스를 이용해 여행목적지를 추가할 수 있다. 국내관광산업의 중심지인 제주를 비롯한 남도 일대를 여행하려는 국내수요를 겨냥해 지역 여행사와 홍보 마케팅 강화를 꾀하고 있다. 2014년에 KTX 호남선이 완전 개통 된다면 서울 지역 여행사들과 수도권 마케팅에도 힘을 쏟게 될 것이다.

- 페리 여행의 주요 마케팅 대상은
우선 여행사와 함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루나래호 취항에 맞춰 FIT 수요 증가를 위해 티켓 예매 및 구매 시스템 전산화 작업을 진행했다. 항공산업과 같이 모든 절차가 디지털화 되는 범위까지는 아니더라도 페리 운항 사업의 역사가 40년 넘게 지속된 것에 비해 시스템이 아날로그적이었다. 아직 선표를 손으로 쓰는 사업장이 있을 정도다. 전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고객이 페리 예약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여행일정을 디자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제 온라인에서 페리 스케줄을 조회하고, 예매하고, 자리를 지정하는 작업까지 가능하다. 6월부터는 여객과 차량 통합 예약 시스템을 갖추고 입선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차를 몰고 여객선을 탑승할 시, 현장에서 따로 티켓을 끊고 차를 화물칸에 실은 뒤, 다시 사람은 인검절차를 거쳐 탑승해야 했다. 이번 시스템 전산화 작업이 완료되면 고객 편의가 늘 것이다.

- 제주도 인바운드 성장이 페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주 외래여행객 수요가 페리 여행에까지 확대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최근 인바운드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전 세계 페리 티켓을 판매하는 ‘크루즈판 익스피디아’인 ‘어 페리(A FERRY)’사와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어 페리는 글로벌 트래블 에이전시로서 크루즈 및 페리를 이용한 여행이 보편화된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다. 유럽 시장을 넘어 아시아 크루즈 시장을 겨냥해 한국과 일본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한일고속의 페리 티켓이 ‘어 페리’를 통해 외국인관광객들에게 판매가 될 것이다. ‘어 페리 아시아’의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트 개설 작업 또한 마무리 단계다. 국내 페리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뿐더러 인바운드 유치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크루즈 및 페리 사업 환경 상 인바운드는 이르다는 평도 있다. 오히려 현재 수요가 미미하기 때문에 시도해볼만한 하다. 우리나라는 선박으로 여행할만한 지정학적 요소도 풍부하고 미개발 관광자원도 많다. 다만 항구 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여객절차 전산화 작업과 함께 인바운드 시장에 대한 한일고속의 도전이 우리나라가 여객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www.hanilexpress.co.kr

■최지환 부사장(36)
최지환 부사장은 육상, 해상 여객운송 업체로 1970년에 설립된 한일고속 최석정 사장의 차남이다. 지난 4월 전략기획 총괄 팀장으로 부임했다.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Berkeley University 금융학 석사
경력 2005년 5월 ~ 2011년 3월 바클레이즈캐피털 샌프란시스코지사 일본투자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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