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마케팅본부장/ 관광학 박사
katiehan@visitkoreayear.com

세계관광기구(WTO)가 지난 10월 발간한 세계 관광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으로 지출한 비용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전 세계 관광시장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경기 침체로 움츠러든 세계 관광산업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수요가 치솟고 있지만 이들을 흡수할 국내 기반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0월에는 제주도에만 1만여 명의 바오젠 단체관광객이 방문했고 방한 중국인은 2009년과 2010년 대비 40%, 2010년과 2011년 대비 1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만 880만 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187만 명으로 아직 일본 관광객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매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수를 보면 국내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외국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 동력도 결국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건 최근 2~3년 사이다. 특히 올 초에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 한국관광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K-POP 등이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중국 관광객 증가의 한 원인이다. 유행에 민감한 2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국은 아시아의 최신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동경의 국가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10월 통계를 보면 중국인의 입국은 32%가 관광을 목적으로 하고 성별로는 여자의 증가율이 남자의 2배를 넘어서며 여성 방한객이 지난 7월부터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연령별로는 특히 61세 이상과 20대의 증가폭이 높아 20대의 트렌드를 체험하기 위한 관광과 60대의 은퇴 후 관광이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을 찾는 외래객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 동남아 관광객의 지출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액이 1,646달러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관광객들은 향수·화장품, 의류, 인삼·한약재 순으로 쇼핑을 하고 있다. 반면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액은 1,076달러로 전체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액인 1,298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미국ㆍ유럽발 위기 상황을 보면 실질적으로 돈 쓰는 나라는 중국 하나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이들 씀씀이는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통이 크기 때문에 경제적 파급 효과도 최고 수준이다. 또한 내년은 한중수교 20주년이자 중국인들의 ‘한국방문의 해’ 이기도 하다. 위안화 강세와 맞물려 외국여행 욕구가 분출되기 시작한 중국인 소비패턴을 감안한다면 한국이 지리적ㆍ문화적으로 가장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결국 관광이라는 것은 사람을 위해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숙박이나 교통 등의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현안이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당장 관광업계가 해야 할 일은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들이 집중되고 있는 쇼핑과 음식 업계 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환대서비스 개선과 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다. 한국에서 은근히 무시 받는다는 느낌은 중국인들이 한국 여행에서 갖는 불만족 요인 중 하나다.

아직도 중국이 인구 수나 국가 면적이 ‘큰’ 나라라고만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중국은 올 상반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으며, 2019년에는 미국까지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제 중국인들은 각국이 서로 모셔가려고 하는 ’귀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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