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비해 여행사 직원들이 참 공부를 안해요. 어느 순간 상품개발은 완전히 랜드사 몫이 돼버렸어요. 이대로라면 랜드사보다 여행사의 미래가 훨씬 암담할 것 같아요”, “여행사 직원들은 수동적이고 창의성이 부족합니다. 지금의 시스템에 길들여진 직원들은 업계 내에서도 다른 분야에 진출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전자는 여행사 중견 간부에게서, 후자는 호텔 관계자에게서 나온 말이다. 뼈 있는 말들이라 여겨지지만 모든 책임이 ‘똑똑하지 못한 여행사 직원 개개인’에게 있는 것으로 여기는 업계 선배들의 태도는 어딘가 온당치 않아 보인다.

최근 몇 년새 랜드사가 주관이 된 랜드팩 혹은 연합상품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랜드사가 상품 기획을 하고, 랜드사가 항공 좌석까지 확보하고 여행사가 판매하는 형태다. 여행사의 역할이란 고객을 상대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게 전부다. 물론 특정 여행사의 ‘단독 상품’이라고 해도 랜드사가 대부분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행사들은 점점 리스크 떠안기를 꺼리고, 상품을 자체적으로 기획할 정도로 인력에 여유 있는 업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는 절대 부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여행 선진국의 경우를 봐도, 여행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랜드사라 칭하는 투어오퍼레이터(Tour Operator)들이 주를 이루고, 여행 대리점 트래블에이전시(Travel Agency)의 지위는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항공권 판매는 온라인 여행사의 몫이 된 지 오래고, 대리점이라 불리는 업체들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읽는 리더라면 그저 후배들이 ‘무능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는 2008, 2009년 못지 않은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감원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기도 한다. 도산하거나 매각을 기다리는 여행사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위기 속에서 도태되는 회사에서 일하는, ‘명민하지 못하고’, ‘불운한’ 직원은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뾰족한 답이 없지만 회사 경영진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된 듯하다. 경쟁력 없는 직원들을 누가 길러냈는지, 그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길 수 있는 것인지.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그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위로할 수 있는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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