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롯데관광 사장
dsyulotte@yahoo.co.kr

한국이 일본청소년 수학여행의 메카였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 대부분 지역에서 두 시간 내외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치안이 안전하고 여행경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한국은 일본문화의 원류로서 교육적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청소년의 수학여행 목적지로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이점에 착안해 한국 인바운드 초창기라 할 수 있는 1970년대 초부터 우리 여행업계는 관광공사와 함께 일본 청소년 수학여행유치를 전략사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교직자 팸투어를 진행하고 영화, 매뉴얼, 팸플릿 등 수학여행 유치를 위한 각종 자료를 제작하고 일본 각 지역 순회세미나, 감상문 컨테스트 등을 개최하는 등 한국 수학여행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해마다 수만명의 일본 청소년들이 방한하게 됐고, 지난 1996년도에는 연간 약 5만 명의 수학여행단이 방한하게 됐다. 양국 청소년들의 교류증진이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성과를 거둔 결과였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방한 수학여행이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2010년도에는 연간 1만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사실 한국 인바운드에서 일본 청소년의 수학여행은 단순히 몇천, 몇만명의 인원수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른바 기생관광이라는 잘못된 이미지 때문에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던 한국관광을 탈바꿈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보릿고개처럼 배고팠던 시절 처음으로 대형단체라는 힘을 실어주었다. 거기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을 통해 한·일 양국간의 새로운 우호·친선·협력관계 구축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바로 수학여행 유치사업이었던 것이다.

일본수학여행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수학여행 시장규모는 2007년도의 경우 연간 약18만명에 332억엔 규모에 이르고 있고 지난 2010년만 해도 11만명에 203억엔을 넘어서는 규모를 시현할 정도로 큰 저변을 가진 시장이다. 그 중 방한 수학여행은 1990년대 중반쯤에는 일본 전체 해외 수학여행의 32%를 차지했던 것이 지난 2010년에는 16%로 점유율이 급감했다.

과연 그 많던 일본청소년의 수학여행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물론 그동안 다른 경쟁국들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으로 목적지가 다변화 되고 분산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인바운드의 헝그리 정신 실종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실업이 팽배해도 3D업종은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유난히 정성과 손품이 많이 드는 수학여행 유치를 기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일본 수학여행은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소매를 걷어 붙이고 나서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롯데관광 유동수 사장은 1967년 한국관광공사(당시 국제관광공사)에 입사해 워커힐호텔 판매촉진과, 일본지역 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0년 퇴직시까지 한국관광공사 경영본부장직을 맡았다. 이후 롯데관광 대표이사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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