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진흙 벌의 진주 같은 곳이다. 맛깔스런 음식은 물론 풍광이 수려하고 지역적인 색이 독특해서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고장마다 특유의 브랜드를 잘 만들어 놓아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각기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라남도다. 가령 ‘녹차’하면 보성이고, ‘대나무’하면 담양, ‘매실’하면 광양, ‘낙조’하면 순천이 떠오른다.
전라남도를 찾을 때 마다 그 매력에 또 한번 반하면서도 관광적인 측면에서 따져봤을 때는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여수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상당 부분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전라남도의 관광 인프라와 수용태세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이것이 여수엑스포의 첫 번째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 여수엑스포를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종사자들이 패용하고 있는 비표였다. 지금까지 봐 왔던 것들과 달리 소속과 사진들이 명시돼 있었다. 지금까지는 엑스포 종사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경우 그리고 하나의 입장권으로 재입장을 하는 경우가 모두 관람객 수에 포함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수엑스포에서는 입장권과 비표에 RFID 칩을 심어 엑스포를 찾은 인원을 정확하게 산정하도록 했다. 한 사람이 3일권을 구입했다면 여러차례 입장을 했어도 1인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관람객 수의 정확한 측정. 이것이 이번 여수엑스포가 시도한 두 번째 도전이다.

인기 전시관으로 몰리는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11m의 바다소년 연안이를 비롯한 다양한 거리 퍼레이드가 수시로 열리고 크고 작은 공연들이 곳곳에 있어 관람객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면서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한편, 기다림마저도 없애버릴 수 있는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사장 내 설치되어 있는 80여개의 키오스크를 통해 예약을 하면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편리하게 입장할 수 있다.

반면에 아쉬운 점도 있다. 여수엑스포가 화려한 볼거리와 새로운 시도로 관람객들을 사로잡고 있지만 여수의 지역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여수의 숙박시설과 같은 관광 인프라의 부족으로 엑스포만 보고 지역을 이탈하고 있다.

실제로 여수 부근의 숙박시설은 엑스포의 영향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를 미리 안 사람들이 엑스포만 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엑스포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빅오쇼(Big-O Show)가 끝나는 10시 이후에 횟집 밀집 지역에 문을 여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엑스포 외에 추가 소비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빅오쇼 후에 삼삼오오 어울려서 야참 먹을 곳을 찾아다니는 젊은이들이 영업 중인 식당이 없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엑스포는 중장기적으로 홍보효과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엑스포를 보기 위해 여수를 찾은 사람들이 여수가 본래 가지고 있는 매력에 반해 장기체류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 지역에 더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엑스포가 끝난 후에도 재방문을 하게 만드는 것, 다른 사람에게 추천 여행지로 소개하고 싶은 이미지를 심는 것 등이 지역민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여수엑스포의 또 다른 도전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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