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온라인 여행사들(OTA)이 한국시장을 두고 2라운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라운드에 뛰어든 선수들은 지금까지 한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아고다,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등의 사이트와는 달리, ‘가격비교’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호텔뿐 아니라 항공권까지 속속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 실정에 맞는 현지화된 서비스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 온라인 여행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편집자주>



-호텔스컴바인, 트립어드바이저 등 속속 진출
-국내 업체 제휴 미진…현지화 전략이 중요


■한국어 제공하는 사이트 급증세

최근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외국계 가격비교 사이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호텔스컴바인(hotelscombined.co.kr), 싱가포르의 위고(wego.co.kr), 영국의 스카이스캐너(skyscanner.kr) 등이 대표적이며,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co.kr)도 큰 범주에서 가격비교 사이트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사이트들은 제휴업체가 제공한 호텔, 항공 등 여행상품의 가격을 비교만 해주고, 실제 예약은 해당 제휴업체의 웹사이트로 이동해서 이뤄지는 ‘메타서치 엔진(Meta search engine)’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업체별 특징을 보면 ▲호텔스컴바인의 경우,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 OTA 외에도 아코르, 인터콘티넨탈 등 체인호텔 사이트까지 100여개의 제휴 사이트를 통해 200만개까지 호텔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고는 150개 이상의 여행사이트를 검색해 항공, 호텔의 가격을 비교해준다. ▲스카이스캐너는 항공 가격비교를 기본으로 호텔, 렌터카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트립어드바이저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호텔·관광지의 리뷰 사이트로 명성을 쌓았고, 최근 들어 호텔 가격비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최근 한국어 서비스를 일제히 강화하는가 하면, 호텔스컴바인은 한국에 제휴 영업을 담당할 업체(에벤에셀마케팅)를 지정하며 한국시장 개척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타서치엔진, 성공 사례 드물어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메타서치엔진이 여행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성화된 단계는 아니다. 한때 가격비교 사이트를 표방한 여행사들이 등장했지만 대부분이 자취를 감췄고, 투어캐빈 정도가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투어캐빈 또한 여행사의 땡처리 상품 판매채널로 주로 활용되고 있어 해외 사이트들과 비교했을 때 실시간 가격비교 기능은 제한적인 편이다. G마켓, 옥션 등 쇼핑몰의 경우는 ‘오픈마켓’ 형태를 취하고 있고, 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 등은 아직까지 ‘여행 상품 가격 비교 사이트’로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결국 외국계 비교 검색 사이트는 아직까지 개척되지 않은 신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사이트들은 일반 여행객을 대상으로 할 뿐 아니라 여행사를 회원사로 끌어들이는 제휴 모델도 취하고 있어 호텔 예약 업체간 홀세일 경쟁에서도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최근 들어 호텔스컴바인의 한국 제휴영업을 맡게 된 에벤에셀마케팅 박상호 사장은 “가격비교 사이트의 확장세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트렌드로, 이용해본 국내 여행사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월등히 다양한 호텔 인벤토리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스피디아, 아고다 날개 달아주나

현재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격 비교 사이트들은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 외국계 OTA를 주요 파트너로 두고 있다. 결국 이같은 가격비교 사이트의 한국진출은 곧 기존 OTA의 인지도를 높여주고, 한국내 영향력을 확장시켜주는 수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 트립어드바이저가 한국의 호텔 공급업체로 호텔엔조이와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일 뿐 대부분의 외국계 가격비교 사이트들은 국내 파트너와 손을 잡지 않은 상태다.

해당 사이트들은 국내에서 해외호텔 판매, 즉 아웃바운드 수요공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급업체가 필요없는 만큼 국내 호텔의 요금 경쟁력이 강한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각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들을 제휴사로 두고 있는 탓에 국내에서 아웃바운드 호텔 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토종 업체들이 끼어들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외국계 OTA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전문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등장을 달갑게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계 가격 비교 사이트의 영향력이 아직까지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사이트들이 진출할 것은 자명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마케팅 뒷받침 안되면 ‘유명무실’

한편 외국계 가격비교 사이트들이 속속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한국어가 어색하고,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사이트 구성과 온라인을 보완할 추가 서비스가 없는 탓에 국내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OTA들과는 달리 아직까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는 까닭에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이에 따른 유입 방문자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기존 여행사들과 달리 상담 서비스가 부재한 치명적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관건이다.

결국 외국계 OTA가 국내에 상륙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여행시장이 머니게임의 양상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어떤 회사가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한국형 서비스를 위해 현지화를 이루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 OTA 관계자는 “마케팅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한국에서 파이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OTA들이 그랬던 것처럼 초기에 키워드 마케팅 중심으로 접근했다가는 상당한 수업료를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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