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프로야구 한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실전보다 더 뜨거운 ‘스토브리그’가 열린다. 난로 옆에 붙어 앉아 도란도란 수다를 나누는 사람들처럼 각 구단이 선수 몸값을 정하고 재계약과 트레이드를 진행하는 기간이다.

올해 초 스토브리그를 달군 팀은 정규 리그 상위에 오른 강팀이 아니라 하위권팀이었다. 창단 초창기에는 선수 트레이드로 사람 장사를 한다고 해서 팀명대신 마켓이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어느덧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성장하고 있는 팀이었다.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며 팬들의 주목도도 더욱 높아졌다.

여행업계 스토브리그에서는 무엇이 화제일까. 일본, 중국, 괌 등지로 부지런히 신규 취항을 서두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가 그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시장이 저비용항공사의 파워를 실감하며 그들의 행보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2012년 1사분기 국토해양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동기대비 저비용항공사 이용객은 30% 급증했고 전체 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17%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들의 파워는 날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헌데 스토브리그에 끼지 못하고 시장 전망에 밝지 못한 그룹이 있다. 현재의 우위만 믿고 있는 항공사와 그 항공사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여행사가 그들이다. 한 항공사 고위 간부에게 저비용항공사의 부상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적자를 면치 못해도 꾸역꾸역 몸집을 불려 시장에 다시 팔려는 속셈이라며 그 행태가 꼭 야구선수 트레이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복잡한 상황에 끼어들 바에 차라리 지금 선수와 잡은 손에 힘을 싣겠다는 곳도 여럿이다.

물론 몸값 높이기에만 여념이 없는 선수도 있고 기존 팀원 간의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제 기량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선수나 미처 몰라봤던 신인 선수의 괜찮은 플레이를 보면서 팬들은 환호하고 야구는 재밌어진다.
활발한 스토브리그만큼 진짜 저비용항공사와 여행업계의 게임도 더 뜨겁고 더 흥행하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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