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영업자 비율이 4번째로 높다. 지난 달에는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9만,60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비 나홀로 자영업자의 수가 13만4,000명(신규 자영업체의 68%)이나 더 증가했다. 여행사로 치면 사장님 혼자 손님을 모객하고 인솔까지 나가는 여행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여행업도 자영업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로 꼽힌다. 큰 기술과 투자 없이도 일단 사업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견기업에서 일했던 사람이 퇴사 후 여행사를 만들고 이전 직장의 연수를 도맡는 사례도 있다.

자영업자의 증가는 ‘경제가 좋지 못하다’는 적신호 중 하나다. 가장 많은 자영업자가 속출했던 시기는 외환위기 때로 2002년 이후 경기가 안정을 찾으며 자영업자도 줄어든 바 있다. 경제가 나쁠수록 신규 자영업체가 늘어나는 현상은 영세한 규모의 여행사에게 희소식이 아니다. 한 마디로 먹을 건 없는데, 먹으려는 사람이 더 늘어난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하면 당연히 개별 업체의 수익은 날로 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의 10대 문제’는 영세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업계의 현실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자영업자는 자영업자와 경쟁한다”는 대목이다. 작은 업체간의 출혈 경쟁이 너무 심해 이들의 수익성이 보잘 것 없다는 것이었다. 통계를 보면 실제 자영업자의 41.2%는 주된 경쟁 상대를 인근에 자리한 주변 자영업자로 삼았다. 상대적으로 대형업체, 홈쇼핑, 인터넷을 경쟁자로 인식한 자영업자는 적었다. 자영업자에게는 눈 앞에 보이는 제 살 깎기식 경쟁에 더 익숙한 것이다. 옆집 여행사보다 1만원이라도 더 싸게 팔려는 작은 여행사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영업체는 연평균 60만개가 새롭게 진입하고 58만개가 사라진다. 여행업은 여타의 직군에 비해 진입도 퇴출도 쉬운 편이 아닌가. 특히 ‘퇴출’은 속된 말로 한 방에 ‘훅’이다. 자영업체가 3년을 버티는 생존율은 50% 이하라고 한다. 그 많은 자영업체 중 절반은 3년 안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중소 여행사가 죽으면 파트너인 랜드사나 영세업체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대형 여행사의 미래도 밝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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