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10위권 재진입 목표로 환골탈태
-제휴영업·프리랜서 끌어안기…B2B 공략




“죽기살기로 할 때는 실패했다. 죽기로 하니까 되더라” 지난 8월말 부임한 여행매니아 최원석 총괄사장은 런던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범 선수의 유명한 어록으로 각오를 밝혔다. 한때 200%의 인센티브를 받는 여행사 팀장에서 일본 전문여행사 대표로 변신했지만, 지난해 대지진으로 바닥을 경험한 그는,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여행매니아를 ‘벼랑 끝 심정’으로 되살려보겠다고 나섰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행매니아가 주춤한 몇 년 사이 여행업계는 빈익빈부익부가 가중됐고,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여행사에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18일 여행매니아 사무실에서 최 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

-사장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은.
지인로부터 최근 영업이 침체된 여행매니아가 새로운 경영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은아 대표를 만났다. 여행매니아는 13년 역사를 가진 중견 패키지 여행사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영업 실적과 시스템 운영이 심각할 정도로 침체된 상태였다. 나 자신도 여행의달인을 설립한 뒤, 대지진으로 바닥을 경험한 바 있었던 만큼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롯데관광에서 전성기를 보낸 경험과 여행의달인을 경영하면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여행매니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도약의 기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장직을 맡기로 결정했다.

-현재 직판 패키지 시장은 일부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데.
패키지 시장이 어려운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여행매니아는 더 내려갈 곳도 없는 상태다. 여행매니아의 향배에 대한 각종 추측과 소문도 많았는데 큰 산은 넘은 상태다. 롯데관광에서 IMF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다. 벼랑 끝 심정으로 직원들을 독려하며 회사를 재건해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패키지 여행사 중 10위권으로 재진입하는 것이 목표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 직판 1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사의 부침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구체적인 전략이라면, 영업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패키지 최저가를 표방하는 레드오션 정책을 펼칠 것이다.

-레드오션 정책이 승산이 있다고 확신하나.
현재 여행업계에는 블루오션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매니아가 잘했던 것, 성공했던 것을 되짚어 가고 최근 선전하고 있는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으로부터 배울 부분은 적극적으로 배워서 적용해나갈 것이다. 현재 여행매니아의 상품에 헛점이 많은 것은 항공사 이용 현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여행매니아의 항공사 판매 비율을 보면 대한항공이 90%, 아시아나항공이 5%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고 균형을 맞춰가면서 항공사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게 현재로서는 중요하다. 현재는 상품의 특색도 실종된 상태다. 앞으로 어정쩡한 저가, 중저가가 아닌 ‘최저가’를 표방할 것이다. 전성기 시절의 여행매니아는 유럽, 동남아 지역에서 두각을 보였다. 물론 고가 상품도 동시에 운영하면서 여행매니아의 색깔을 만들어갈 것이다. 사장으로 부임해서 가장 먼저 특색 없는 신문광고를 수정했다. ‘스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여행매니아가 ‘신뢰할 만한’ 13년 역사의 회사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흐트러진 체계를 다잡고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주고자 한다. 성과급제도 수정할 생각이다. 기본급에는 손을 데지 않고, 손익분기점(BEP)을 기준으로 초과 실적을 달성할 경우, 무조건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경비 절감, 인위적 구조조정은 영업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현재로서는 적합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행매니아는 업무 생산성,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직원들이 더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직원 수가 많이 줄어든 상태인데 무리하게 충원을 하기보다 꼭 필요한 적임자를 영입하고 있다.

-직판에만 의존해서는 매출 극대화가 쉽지 않을텐데.
현재는 신문광고와 홈쇼핑 단 두가지 채널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판매채널 확대가 절실하다. 여행매니아는 B2B 사업이 전무한 상태인 만큽 제휴영업을 확대하고, 마케팅도 강화할 것이다. 이 부분은 함께 롯데관광, 여행의달인에 근무했던 서정호 씨가 전무로 합류해 마케팅, 홍보 등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최근 들어 홀로 영업하는 프리랜서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대형 여행사의 정책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서울·경기권의 프리랜서들과 소규모 여행사에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여행매니아는 볼륨을 확대하면서도 파트너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갈 것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