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공 사례, 지자체도 배워야
-분쟁 있어도 학생교류 더 필요해




일본과의 독도문제가 불거지면서 관계가 냉랭해지기도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한국 관광에서 제1시장이다. 최근 중국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일본 여행객들이 한국을 대체지로 선택하기도 해 더욱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향후 우리나라 여행 발전을 위해 일본 시장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지난 9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JATA세계여행박람회’에서 한국관광공사 김영호 도쿄지사장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편집자 주>

도쿄 글·사진=김명상 기자 terry@traveltimes.co.kr

-독도 등 영토분쟁 문제가 불거졌었는데
통상 8~9월은 일본인이 한국을 많이 찾는 시기다. 올해 일본인 방문객은 상반기에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나 하반기 중 8월까지는 10%가 늘었다. 일본인 방문객은 43%가 상반기, 57%가 하반기에 집중되기에 지금이 매우 중요한 때인 것이다. 이 때문에 독도 문제가 영향을 미칠까 염려했으나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고 본다.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더 두드러져서 독도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타격이 예상된다. 단체나 패키지 취소가 많았는데 이들은 FIT로 전환됐다고 보고 있다. 10~12월 방한 예약현황은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가까운 만큼 직전 예약이 많다. 예약 시점이 매우 짧은 편이라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과의 분쟁이 미치는 영향은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대두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대거 일본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 이 여파로 타이완, 홍콩도 같은 움직임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일본인들은 안전을 우선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 방문심리가 얼어붙어있다. 따라서 FIT여행객은 대안지역으로 한국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여행사들은 한국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예로 JTB는 사내 직원용 홈페이지에 한국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한국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우리 국민의 일본여행이나 수학여행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여행객이 일본에 가는 것은 별 이상 없다. 일부 우익단체가 반한 시위를 하고 있으나 우익은 우익일 뿐이다. 일본인의 일상 행동과는 다르기에 안전하다고 본다. 10월부터 11월은 일본 학생들의 수학여행시즌이다. 우리 수학여행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독도 문제로 교류활동을 연기하거니 취소하는 학교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시기일수록 양국 학생들의 교류가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환영하지 않는 메시지가 아니라 이러한 기회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더 교환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숙제라면
과제는 지방관광이다. 이제 본격적인 1,000만명 방문객 시대를 맞이하지만 서울만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방관광 활성화는 반드시 이뤄야할 숙제다. 인프라와 숙소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테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통한 영리한 비즈니스를 아직 못하는 점이 아쉽다. 일본인들은 겸손하지만 자신들의 음식만큼은 세계최고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런 일본인들이 한국관광에서 가장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바로 음식이다. 여기서 더 치고 올라갈 부분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인들은 전주 막걸리 골목을 가면 그 지방 재료로 만든 막걸리와 안주를 즐기는 것에 가치를 둔다. 가격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4계절이 매우 뚜렷하다. 각 지방의 음식도 천차만별인데 이걸 특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방관광 활성화의 제1키워드는 바로 음식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교통도 편리하게 갖춰야 한다. 현재 외래 관광객의 80% 이상이 서울에 집중되는데 이들이 지방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시대는 점점 FIT로 옮겨가는 추세다.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추후에는 아예 지방으로 곧바로 가게끔 해야 한다. 현재 서울 시티투어버스가 있는데 이를 지방까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 거점을 만들어서 FIT 관광객이 지방 가기 편리하게 하면 서울과 지방, 모두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서울이 일본인에게 매력 있는 도시가 된 이유는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 서울에서는 아침에 차량을 이용한 물청소를 한다. 이것이 일본인에게는 굉장히 중요했다. 일본은 습기가 많아서 깔끔하지 않으면 전염병 등의 위험이 발생하기 쉬웠다. 위생은 곧 생명과 연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물청소는 그저 먼지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위생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일본정부관광국 회장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관광기반 거점도시에는 물청소와 같은 작업을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서울이 잘한 것은 각 지자체가 사소한 것도 벤치마킹하고 격차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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