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롯데관광 사장
dsyulotte@yahoo.co.kr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시작된 이래 세 번째로 펼쳐진 ‘한국방문의 해’가 금년 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방문의 해 기간에는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추진함으로써 이전처럼 일과성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여러 가지 사업들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을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년간 방문의 해 기간 동안 일궈낸 여러 가지 가시적인 성과들도 괄목할만하다. 우선 외래 관광객 유치면에서 보면 방문의 해가 시작된 지난 2010년부터 금년 6월 말까지 순증가인원만 299만명에 이르고, 이 기간 중 연평균 성장률은 15.7%로 방문의 해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의 10년간 평균성장률 5.69%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금년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533만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했고,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대망의 1,000만명 유치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양적 성장과 함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비롯한 다채로운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한류 드림 페스티벌’ 등 유인력 있는 특별 이벤트들을 기획해 한국관광의 다양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범국민적인 환대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과 홍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양하는 등 각 분야에서 성공적인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관광인의 한사람으로서도 크게 다행스럽고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방문의 해 기간 중 충청권을 비롯해 대구, 전라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획한 ‘지역 방문의 해’ 사업이나 여수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를 매년 연계해 부각시킴으로써 제휴 협력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참신한 시도이자 바람직한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굳이 아쉬웠던 점을 지적하자면 무려 30여명에 이르는 방문의 해 위원 가운데 여행업계 대표가 단 한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문의 해 전략과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위원회 안에 직접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업계가 제외된 것은 그 이유가 어디 있든지 간에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런 작은 아쉬움이 있었다 하더라도 지난 3년 동안 한국방문의 해가 거둔 양적인 면에서의 큰 성과는 훼손됨 없이 제대로 평가돼야 마땅하며, 이제는 그동안 펼쳐 온 노력의 결과들을 분석하는 한편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지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어렵게 지펴온 한국관광의 불씨를 방문의 해 폐막으로 단번에 꺼트려 버리는 것은 참으로 아쉽고 애석한 일이다. 따라서 그동안 정성껏 키워온 소중한 경험과 성과를 발판삼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관광의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정부가 내년부터 10년간을 이른바 ‘한국방문 캠페인(VISIT KOREA CAMPAIGN)’ 기간으로 선포하고 지금까지 축적해 온 우리 관광의 역량을 총 동원한 캠페인을 전개해 한국관광의 페러다임을 ‘양의 관광’에서 ‘질의 관광’으로 전환하는 큰 계기로 삼을 것을 감히 건의한다. 지난 3년간 방문의 해를 이끌어 온 위원회 조직의 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부, 지자체, 관광공사, 관광업계를 비롯해 모든 유관기관과 단체들을 총 망라한 추진기구를 구성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길 바란다.

주요시장별 맞춤식 마케팅 전략과 고품질 관광상품 개발, 급증하는 재방문객과 개인관광객을 위한 수용태세 개선 및 환대서비스 수준향상,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의 관광객 안전 확보를 위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한국관광의 기본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노력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지난 50년 동안 한국관광이 성취해 온 양적 성장의 기반 위에서 ‘고품질’로 대변되는 한국관광의 새로운 50년 역사를 열어가는 가장 빠르고 올바른 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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