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관광단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와 한국여행업협회(KATA), 서울시관광협회(STA)의 차기회장 선거가 11월 중에 모두 치러진다. 3년만의 빅3 선거가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행업계의 관심사도 자연스레 선거전으로 쏠리고 있다. 3개 단체 모두 10일 현재까지 공식적인 회장선거 입후보 등록공고가 나지 않은 상태지만 벌써부터 선거 관련 잡음이 이는가 하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예비후보도 있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이는 결집과 단합을 통해 여행사 권익추구에 나서야 한다는 여행업계의 열망이 더해진 결과이고, 협회의 기능과 역할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서울시관광협회

▶남상만 3선 VS 여행사 출신 입성

선거 전초전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곳은 서울시협이다. 3선을 노리는 현 남상만 회장에 맞서 서울시협 산하 일반여행업위원회 조석주 위원장(신아여행사 회장)이 출마의 뜻을 공식 선언하면서 경선이 예고됐기 때문이다.<본지 9월10일자 보도> 서울시협의 경우 의결권을 지닌 50명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한다. 때문에 총회에 앞서 진행되는 각 위원회별 위원장 및 대의원 선출 과정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 대의원들의 지지성향에 따라 차기회장의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단독 출마일 경우 사실상 만장일치 추대형식으로 차기회장을 선출해왔는데, 이번에는 조석주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구도가 예고되면서 대의원 선출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된 것이다.

서울시협은 지난 11일 국외여행업위원회를 끝으로 산하 10개 위원회의 위원장과 대의원 선출을 마무리 지었다. 이제 공식 입후보 등록 과정을 거쳐 총회일인 11월8일에 50명의 대의원이 차기회장을 선출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1차 관건은 남상만 후보 대 조석주 후보 간의 경선이 현실화되느냐, 아니면 남상만 회장의 단독 출마로 진행되느냐 하는 점이다. 차기회장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50명의 대의원 중 10명 이상의 추천서를 획득해야하는데, 대의원별로 이미 지지성향이 굳어져 있기 때문에 10장의 추천서 확보에 실패해 출마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행사 출신의 서울시협 회장 자리를 노리는 조석주 위원장으로서는, 입후보를 위해서라도 3개 여행업종 위원회의 결집이 절실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각 위원회별 위원장 및 대의원 선출결과를 보면 조석주 위원장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여행업 결집실패 그 여파는?

50개의 회장 선출권 중 46개는 서울시협 산하 업종별위원회별로 분담금 납부비율 등에 따라 분배되고, 나머지 4개는 회장이 임명하는 사외이사에게 돌아간다. 46개의 투표권 중 국내여행업위원회에 5표, 일반여행업위원회에 4표, 국외여행업위원회에 10표가 배분됐다. 3개 여행업종의 투표권을 모두 합치면 19표로, 단일위원회로는 최다인 관광식당업위원회의 16표보다 많다. 그래서 3개 여행업종이 힘을 합쳐 여행사 출신 후보인 조석주 위원장을 지지한다면 무난하게 입후보 등록을 하는 것은 물론 경선에서도 현 남상만 회장과 겨뤄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런 기대가 그저 기대 수준으로만 머물 공산이 커졌다. 총회 당일 대의원들의 표심이 어떻게 향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표면적으로만 보면 3개 여행업종이 조석주 위원장 지지 쪽으로 제대로 결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여행업위원장으로는 조석주 위원장이 재선됐지만, 그 외 국내여행업위원회와 국외여행업위원회는 현 남상만 회장을 지지하는 인사가 위원장으로 뽑혔고 대의원들도 자연스레 같은 성향을 지닌 인사들이 주를 이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명의 대의원을 배분받은 국외여행업위원회 위원장으로는 조석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조태숙 영풍항공여행사 사장이 단독 출마해 연임하게 됐으며, 국내여행업위원회 역시 전임 임화영 위원장의 잔여임기를 채우고 있는 금성여행사 김태화 사장이 위원장으로 뽑혔다. 3개 여행업종의 위원장이 두 편으로 갈린 셈이다.

▶잡음 속에 치러진 국내위원장 경선

특히 국내여행업위원회의 경우 산하 위원회 중 유일하게 복수의 후보가 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여 그 결과에 관심이 높았었다. 각각 남상만 예비후보와 조석주 예비후보를 지지했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고 그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김태화 후보에 맞서 국내여행업위원장 후보로 맞섰던 여행114 김명섭 사장이 “위원장 선거공고가 나지도 않고 위원장 선출 대의원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태화 후보가 이미 입후보에 필요한 추천서를 대의원들로부터 받았다”며 “이는 협회 사무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엄연한 부정행위”라고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다. 곡절 끝에 지난 9일 김태화-김명섭 두 후보를 놓고 30명의 대의원들이 투표를 진행했는데, 15대 15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예상치 못한 김명섭 후보의 선전이었지만 임시의장은 관례에 따라 연장자인 김태화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명섭 사장의 의혹제기에 대해 서울시협 사무국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잘라 말하고 “두 후보 모두 추천서를 확보해 후보등록의 조건을 갖추고 정관에 따라 공정하게 선거가 치러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립을 지켜야 할 사무국이 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김명섭 사장의 주장은 투표에서 동점을 이루고도 당선되지 못한 결과와 더해져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관심사는 3개 여행업종의 결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과연 조석주 위원장이 10명 이상의 추천서를 확보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협회의 대승적 발전을 위해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하고 현 남상만 회장과 경합을 벌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남상만 현 회장이 단독 입후보해 3선의 고지를 밟을 수 있을 것인지로 좁혀지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남상만 회장 연임 가능성 높아

별도의 회장 연임 제한 규정이 없는 서울시협과 달리 관협중앙회는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다. 현 남상만 관협중앙회장으로서는 한 번 더 관협중앙회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이고, 현재로서는 무난하게 실현될 전망이다. 관협중앙회는 11월15일 총회를 개최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로 하고, 회장 선출에 필요한 총회의결권을 산하 지역별관광협회 및 업종별관광협회 등에 배분했다. 아직까지 현 남상만 회장 이외에 관협중앙회 차기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인사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협중앙회는 차기에도 남상만 회장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관협중앙회 총회의결권은 서울시협에 5표, 한국여행업협회에 2표 등 36표가 업종별 및 지역별관광협회에 배분됐고, 산하 8개 위원회(8표)와 특별회원(4) 등을 합쳐 총 50표로 구성됐다.


♣한국여행업협회

▶전춘섭 대 ‘반 전춘섭’의 재대결

아직 표면적으로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11월29일에 치러질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차기회장 선거는 3년 전 선거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 전춘섭 회장과 투어2000 양무승 사장이 다시 한 번 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춘섭 회장은 KATA 회장 연임 도전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출마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양무승 투어2000 사장은 이미 전춘섭 후보의 대항마로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다. 현 전춘섭 회장 체제에 동의하지 않고 KATA 활동을 접은 주요 대형 여행사들을 비롯한 ‘반 전춘섭’ 세력을 대변하는 양무승 사장과 현직 회장으로서의 프리미엄을 보유한 전춘섭 회장의 대결인 셈이다.

▶신규회원사 표심이 최대변수

KATA 회장 선거는 3년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뀐 KATA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가장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년 전과 달리 KATA 회원사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KATA는 회원사의 직접선거로 회장이 선출되는 만큼 회원사들의 표심이 회장의 윤곽을 좌우하는데 새롭게 KATA 회원사로 가입한 업체들이 과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3년 전 700여개사였던 KATA 회원사는 현재 1,300여개사로 600여개사가 증가한 상태다. KATA 사무처 역시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총회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역은 오는 23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KATA 회장선거 입후보 등록비는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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