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 차원에서 출마 포기 결정
-남은 임기 여행업법 발의 노력

오는 29일 치러지는 한국여행업협회(KATA) 제8대 회장선거는 투어2000 양무승 사장과 아주여행 손제계 사장의 경선으로 가닥이 잡혔다. 2010년 1월1일부터 KATA를 이끌어온 전춘섭 현 회장의 재임 도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그는 끝내 출마하지 않았다. 이로써 전춘섭 회장은 12월말로 임기가 만료된다. 불출마 배경과 지난 3년 동안 묵혀 두었던 속이야기들이 궁금했다.

-불출마 이유가 궁금하다.
3년 전 내가 당선되면서 대형 아웃바운드 회원사들이 KATA에서 이탈한 것이 내내 부담이었다. 일일이 방문하며 협회 복귀를 부탁하고 기존 5,000만원이었던 분담금 상한액도 180만원으로 대폭 인하하는 등 화합을 위한 노력도 펼쳤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분열되다보니 협회 업무 추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뭔가 잘못되고 있고 내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가 출마하지 않으면 이탈한 회원사들의 마음도 변할 것으로 보고 재임 도전을 포기했다. 만약 출마했다면 누가 이기든 또다시 상처를 남길 게 자명하지 않은가. 봉합 차원의 불출마라고 할 수 있다.

-긴급이사회를 통해 양무승 후보의 회원제명을 논의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마치 양무승 후보를 제명시키기 위한 시도로 왜곡해서 바라보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불분명한 선거규정 때문에 3년 전 선거에서 많은 혼란과 문제가 야기됐었던 만큼 이번에 규정을 보다 명확히 개선했다. ‘선거관리위원회’ 도입도 그 중 하나다. 선관위의 자격심사에서 결격사유가 나오면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러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뿐이다. 그래서 차라리 긴급이사회를 통해 사전에 훌훌 털고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사회에서도 ‘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게 낫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제명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만약 양무승 후보가 제명된다면 현직 회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힐 텐데 왜 그런 악수를 두겠는가?

-최근 회원사 대표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발송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3년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KATA가 추진한 내용을 알리고 더 큰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2010년 임기 시작과 함께 제로컴이 시행되는 등 3년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여행업계에서 발생했다. 그 와중에서도 협회는 많은 업무를 진행했다. 명칭을 ‘한국여행업협회’로 변경해 전체 여행업계를 대변하는 여행업협회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분담금을 대폭 인하한 결과 700여개였던 회원사도 현재 1,300여개사로 크게 늘었다. 특별회원 영입을 통한 특별회비 수입도 50% 늘렸다. 비록 마지막 단계에서 아쉽게 무산됐지만 ‘여행업법’ 의원입법 발의도 이뤄냈다.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해 불법 무등록 여행업체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도 적극 추진해왔다. 8만7,000여개 사이트를 조사해 여행업 등록을 권고하고 일부 업체는 고발조치하기도 했다. 태부족인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을 돕기 위해 자격시험 대비반을 운영해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협회 위상제고와 회원사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을 꼽자면?
역시 18대 국회에서 여행업법 제정이 무산된 것이다.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는 여행업계의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여행수수료의 법적근거 마련, 인바운드 여행업계의 부가세 환급, 여행의 산업화 등 여행업계의 질적 발전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성사 직전단계에서 무산돼 너무 아쉽다. 하지만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에라도 입법발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실제로도 잘 진행되고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

-차기회장에게 바라는 점도 많을 것 같다.
무엇보다 차기 회장을 통해 그동안 KATA가 추진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고 여행업이 여행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 만큼 회원사와 여행업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할 수 있고, 여행업 이론과 실무, 대정부 설득 능력 등을 지닌 역량 있는 분이 차기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 차기회장은 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회원사 권익증진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여행업을 둘러싼 각종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회원사뿐만 아니라 정부, 타 협회, 소비자와도 원활히 소통하는 KATA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부 대형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중소 여행사도 발전할 수 있는 건전한 여행업 생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회원사들이 똘똘 뭉쳐 차기회장을 지원해주길 바란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