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우리나라는 올해 1,000만번째 관광객을 맞았다. 상하이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자유여행을 온 28세 중국인 리팅팅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취재 결과 문화체육관광부는 대략의 추정치를 갖고 1,000만번째 관광객을 선정했으며 국적과 비주얼까지 고려해 리씨를 사전에 ‘섭외’했다고 한다. 날로 증가하는 중국인의 수요를 고려해 중국인, 그 중에서도 여심을 잡기 위해 특별히 20대 여성으로 낙점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토론회 자리에서 정부는 과도한 저가상품으로 탈 많았던 중국관광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전담여행사와 쇼핑센터, 가이드 고용업체 등을 제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행업계에선 과도한 규제만 있고 시장을 살릴 대책은 없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민관이 나서 중국여심을 붙잡기 위해 강남 웨딩, 의료관광, 미식과 레저 휴양 등 고소득층을 겨냥한 상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나친 편중현상 역시 문제로 떠오른다.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9.5% 증가해 연누계 244만 명으로 전체 외래관광객의 24%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중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일본과 같은 관광수요 급감 사태를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외래관광객 수요층을 다변화해 지나친 편중에 따른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금은 1,000만명 숫자 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다. 외국인 1인당 평균소비액이 20년 전과 비교할 때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객 수는 지난 2001년과 비교할 때 514만7,000명에서 2011년 979만4,700명으로 증가했지만 1인당 평균소비액은 2001년 1,241달러에서 2011년 1,250달러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심지어 1997년 평균소비액 1,227달러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믿기 어려운 수치다.

관광대국으로 손꼽히는 호주의 2011년 방문객 수는 587만명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지만 지난 한해 벌어들인 돈만 314억달러에 달했다.(UNWTO통계) 우리나라는 2011년 979만명이 다녀갔지만 관광수입은 123억달러에 그쳤다. 진정한 외래관광객 1,000명시대는 아직 요원 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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