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2

상│외래객 1,000만 시대 열다
하│양적 팽창 뒤에 남겨진 과제들

일본 시장 막판 위축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초로 외래객 1,000만명 돌파






■1천만 넘어 1,130만명 전망

2012년은 우리나라 관광산업 역사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해다. 11월21일 1,000만명째 외래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최초로 연간 방한외래객 1,000만명 시대를 연 것이다. 2011년 980만명으로 1,000만명 시대 문턱에서 멈춰야했던 아쉬움을 단숨에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또 1955년 외래관광객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거쳐 이룩한 결실이기도 하다. 2012년 전체 외래관광객 수는 1,130만명 수준으로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로써 우리나라 방한 외래객 수는 지난 2009년 이후 4년 연속 전년대비 100만명 이상 증가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정부는 G20·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 2008년 이후 총 156건에 이르는 규제 완화 및 제도 개선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를 조직해 해외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민과 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도 있다.

■각종 악재로 日 시장 ‘급랭’

시장별로 살펴보면 역시 일본과 중국 시장의 역할이 긴요했다. 외래객 1,0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일본과 중국에서 창출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1의 인바운드 시장인 일본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약 14% 증가한 300만명을 기록했다. 엔고와 한류 붐 효과에 더해 지방관광을 유도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독도 갈등 등으로 9월부터 방한객 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막판에 힘이 빠졌다. 올해 들어 줄곧 전년동월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왔지만 9월에 -3.8%로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 이어 10월에는 -20.7%로 낙폭이 더욱 커졌다. 아직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11월과 12월의 낙폭 확대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의 엔저 현상까지 악재로 튀어나왔다. 원/엔 환율은 12월18일 기준 100엔당 1,277원까지 추락했다. 새로 출범한 일본 아베 체제가 정책적으로 엔저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일본 인바운드 업계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 인바운드 업계에서는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던 100엔당 1,300원 환율이 무너졌기 때문에 신규 고객 증가 둔화는 물론 환차손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막판 돌발 악재가 예상보다 큰 위력을 장기간에 걸쳐 끼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전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전년도 실적(329만명)은 상회하겠지만 성장률은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거침없는 중국…과제는?

일본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이미 10월까지로 2011년 전체 실적(222만명)을 초과했다. 10월까지 누계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하며 244만명을 기록한 것이다. 역대 최고 수준이며 2012년 전체적으로는 300만명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이와 같은 중국 시장의 성장은, 중국인 해외 출국자 수 증가와 함께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각종 규제완화와 제도개선 등의 노력이 힘을 발휘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인들의 무사증 제주도 방문 허가, 비자 완화 조치,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관광상륙허가제’ 등을 실시했으며, 이 덕택에 인센티브 단체와 쇼핑관광, 청소년 수학여행 단체 방한도 크게 증가했다.

정체된 일본 시장을 대체한 신흥 시장으로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1~2년 안에 중국 인바운드 규모가 일본과 비슷해지거나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급성장이 남긴 해결과제도 산적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저가정책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과 옵션으로 만회하는 관행은 시급한 해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까지 나서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이런 저가관광 관행을 근절시키기로 칼을 빼든 상태이며, 외국인전용관광기념품판매업 제도에까지 연쇄적으로 여파를 미치고 있다. 무자격 중국어 가이드 문제 역시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의료관광·크루즈도 힘 보태

그 외 시장도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3위 인바운드 시장인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 둔화, 재정적자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6% 정도 증가한 60만명을 기록했으며, 동남아·대양주 등의 관광객 수 역시 한류 붐 확산과 계절관광객 증가 등으로 전년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평가받는 의료관광, 국제회의, 크루즈 부문 역시 의미 있는 성장을 보였다. 의료관광객의 경우 지난 2007년 1만6,000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이의 9배 수준인 15만명에 이르고, 크루즈 관광객 역시 2007년 3만6,000명에서 올해는 25만명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같은 방한 외래객 증가에 힘입어 관광지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수입은 2007년 61억 달러에서 올해는 143억 달러로 134% 증가하고, 이에 따라 관광수지도 12억 달러 적자로 2007년의 109억 적자에서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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