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tkim@kcti.re.kr


2013 계사년 새해를 맞았다. 새로운 한해이자 앞으로 5년을 이끌어 갈 새로운 정부의 첫해이다. 지난해 우리는 수개월 이상 대선의 열풍 속에서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떠들썩한 선거를 치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12년 대선은 여러모로 중요했던 선거로 평가된다.

이미 2012년 선거의 중요성은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4대 강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지도자가 모두 바뀌는 대변동의 시기라는 점에서 수년전부터 예정되어 있기도 했지만,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김정은 체제의 등장까지 겹치면서 더욱 극적인 상황을 맞았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세계적인 재정위기의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속되는 가운데 전례 없는 사회양극화가 벌어지면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나라로 갈 것인가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하고 긴박했던 대선에서 관광에 대한 유력 양당의 공약은 어떻게 달랐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새누리당의 공약이 민주통합당을 크게 앞섰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양적인 비교에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전체 20대 분야 201개 약속에서 3개 약속이 온전히 관광공약이며, 농어촌공약과 지역공약에서 거듭 관광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총 10개분야 119개 공약 중 관광은 하나에 불과했다. 비율 면으로 보면 관광 비중이 새누리당 1.5% 이상, 민주통합당 0.8% 수준으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20대 분야 중 ‘문화가 있는 삶’ 안에서 관광과 관련해 첫째, 관광바우처 확대와 관광종사원 근로조건 개선, 저탄소 관광레저활동 증진 등을 통해 ‘관광을 통한 국민행복과 관광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로는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저가관광의 근본적 개선, 다국어 관광안내 표시 확충 및 안내 전문인력 양성과 전문성 향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관광숙박시설 다양성 확대와 등급제 도입은 물론 MICE, 의료관광, 공연관광, 한류관광 등 고부가 관광콘텐츠의 지속 발굴을 포함하고 있다. 세 번째로 ‘국외여행 국민안전 제고’를 위해 해외여행상품 품질 및 만족도 제고, 국민여행보호 및 안전체계 확립 등을 내걸었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은 관광이 점차 개별화되고 다양화된다는 추세에 있다고 보고 창조성, 혁신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창조관광 벤처기업 육성 ▲관광 전문인력 양성 강화 ▲지역관광활성화 지원 강화 ▲한류 콘텐츠의 관광자원화 ▲관광인프라 펀드조성 등을 세부사업에 포함했다.

이러한 양당의 관광공약은 적합성이나 체계성과 참신성, 실현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새누리당의 경우 ‘관광을 통한 국민행복’이라는 정책기치는 철학적 깊이가 있어 보이며, ‘국민 여행 보호 및 안전체계 확립’은 신선하며, ‘기업고도화’는 시기적합도가 높다고 보여 진다. 반면에 민주통합당 공약은 필요한 내용들이기는 하나 대선 공약으로 평가하기에 다소 기술적인 측면이 부각되었고 오랫동안 논의된 사항을 반복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따라서 관광공약이 상대적으로 우월해서 선거에 이겼다고는 볼 수 없으나, 선거에 이긴 쪽의 관광공약이 보다 훌륭했다고 보여 진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충실했던 쪽의 관광 공약이 향후 5년간 실현될 것이라는 면에서는 많은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공약의 체계성이 미흡했고, 관광 현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본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인수위와 새 정부를 통해 더욱 보완되겠지만 아직 우리사회에서 관광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